지난달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7월 소비자물가가 6.3% 오르며 2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다.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7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어 3월(4.1%)부터는 4%대에 진입,  4월(4.8%), 5월(5.4%)에 이어 6월부터 6%대로 치솟았다.

품목별로는 상품과 서비스 물가가 각각 1년 전보다 9.0%, 4.0% 올랐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가 7.1% 올랐고, 이 중 농산물 물가는 8.5%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이 25.9%나 급등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2020년 9월(31.8%)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특히 배추가 72.7% 올랐으며 오이 73.0%, 상추 63.1%, 파 48.5%, 시금치 70.6% 등에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비가 자주 내린 데다가 작년 낮은 가격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6.5% 올랐다. 정부의 수입 축산물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등으로 전월보다는 2.4% 내려갔다. 돼지고기(9.9%), 수입 소고기(24.7%) 등은 올랐으나 달걀(-10.8%) 가격은 하락했다. 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3.5% 올랐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8.9% 상승했다.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 LPG(21.4%) 등 석유류 가격이 35.1% 상승했으나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 완화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보다 물가가 15.7% 상승했다. 전기료(18.2%), 도시가스(18.3%), 지역 난방비(12.5%)가 모두 오르면서다. 이는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0.8% 상승에 그쳤다. 반면 개인서비스 물가는 6.0% 상승하며 1998년 4월(6.6%) 이후 24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7월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대면서비스업 중심의 호조세가 개인서비스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집세는 전세(2.7%)와 월세(0.9%) 등이 모두 오르면서 1.9%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9% 올랐다. 1998년 11월(10.4%)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3.0%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2009년 3월(4.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국제 유가 급등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고, 지난해 8~9월 높은 물가의 기저효과에 따라 다음 달 오름세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물가 상승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7%대로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5%대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당분간 6%를 웃도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오는 10월께 물가상승률이 고점을 찍고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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