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사진=아모레퍼시픽)

[뉴시안= 박은정 기자]아모레퍼시픽의 단행한 정기 인사를 놓고 사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서경배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럭셔리브랜드 AP팀 담당의 경영승계 작업논란부터 시니어 찍어내기 논란까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자로 정기 임원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결산 분기를 6월로 바꾸면서 조직 개편을 연중에 실시한다. 이는 화장품 업계가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는 큰 행사가 연말과 연초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백화점 디비전으로 구분돼 있었던 백화점 채널 영업조직을 각 브랜드 산하 영업조직으로 분산시켰다. 국내외 면세사업은 단일 조직으로 통합시켰다. 

눈길을 끄는 점은 1970년생 40대 젊은 대표를 대거 발탁했다는 것이다. 이니스프리 대표에는 1978년생 최민정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량 디비전장을 발탁했다. 에스쁘아 대표에는 1979년생 이연정 BM 팀장이, 코스비전 대표에는 1973년생 유승철 아모레퍼시픽 품질 디비전장이 자리에 올랐다. 특히 장기 근속한 팀장을 팀원으로 발령내는 등 주요 부서 팀장들을 1980년생으로 물갈이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는 아모레퍼시픽 소속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한 조직 내 22명 팀장 중에 20명 강등시켰다"며 "강등시키고 뒤로는 퇴사를 종용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다른 아모레퍼시픽 직원은 "솔직히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고인물들이 많아 이번 계기로 숨이 조금 트이는 것 같다"며 "전부 다 강등된 것도 아니고 진짜 썩었다 싶은 팀들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오너3세인 '서민정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서민정 담당은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장녀로, 지난해말 기준 △이니스프리 18.18% △에뛰드 19.5% △에스쁘아 19.52%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실적은 하향 일변도이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3% 감소한 1조264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 등 요인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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