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통치킨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통치킨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이른바 '반값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치킨뿐 아니라 피자와 초밥 등의 상품까지 반값으로 판매하면서 고물가 시대 속 고객몰이에 흥행하고 있다. 

시발점은 홈플러스가 지난 6월  '당일 제조·당일 판매' 조건을 내걸며 마리당 6990원인 '당당치킨'을 선보이면서 부터이다.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3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1/4 수준이었다. 고물가에 허덕이던 시민들에게 화제가 되면서 당당치킨은 순식간에 '가성비 치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경쟁업체들의 가만있을 리 없었다. 이마트는 '5분치킨(9980원)', 롯데마트는 '한통치킨(8800원)'을 내놓으며 전쟁에 참전했다.

대형마트들이 치킨 전쟁에 뛰어든 속내는 간단하다. 대형마트들에게 '반값 치킨'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이끌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흔히 얘기하는 '미끼'인 셈이다. 코로나19로 매장 방문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반값치킨은 고객들을 대형마트에 줄을 세웠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구매한 고객들의 인증샷이 올라왔다. 언론들도 가세해 대형마트의 할인 정책을 연이어 보도했다. 대형마트들은 추석이라는 대목을 챙기기 위해 치킨을 넘어 피자, 초밥 등으로까지 할인 상품을 확대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치킨에서 손해를 보고 팔더라도 고객들이 타상품도 함께 구매한다면 충분히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대형마트를 향해 "수익 구조는 무시한 채 고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지속되는 논란에 홈플러스의 한상인 메뉴 개발총괄은 유튜브 채널 '모지'에 출연해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며 "재료를 대량 구매해 매장에서 직접 튀기고 포장해서 고객에게 드리고 있다. 박리다매이긴 하지만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트측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역시 반값 치킨이 미끼상품이라는 것을 결코 모르지 않는다. 다만 자고나면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면 반값치킨으로 향하는 발길은 쉬 거부할 수 없다. 서울의 30대 주부 김인경씨는 "한은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고물가를 모르는 이들이 없다. 대형마트의 상술임을 뻔히 알지만 한푼이라도 아끼려면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 자본의 힘은 소비자들을 교묘하게 휘어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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