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실종된 7명 중 50대 여성이 생존상태로 구조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실종된 7명 중 50대 여성이 생존상태로 구조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뉴시안= 조현선 기자]태풍 '힌남노'에 따른 집중호우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현장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시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6일부터 시작된 실종자 수색작업이 만 하루를 지났다. 7일소방당국에 따르면 9명의 실종자중 전모(39)씨와 김모(52)씨 등 2명이 6일 밤 8시15분과 밤 9시41분쯤 차례로 구조됐으나 이후 구조된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전씨는 물속에서 체온유지를 위해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아내가 전했다. 김씨는 지사 주차장 상부에 있는 배관 위에 올라탄채 엎드려있다가 발견됐다. 심정지상태로 발견된 구조자는 70대 남성 1명, 65세 여성1명과 68세 남성 1명,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 남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이다. 남편과 아내, 형제자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가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에 가득 차 있는 물을 빼내기 위해 오후 내내 대용량방사포와 대용량양수기 등을 총동원했으나, 약 45만t으로 추정되는 수량을 30% 배수하는데만 반나절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배수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실종자의 생존확률이 낮아지는 건 뻔한 상황이었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실종인원 중 생존자가 있음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수색작업은 실종된 인원을 가족에게 돌려보내기 위한 작업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종자 대부분은 지난 6일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지하에 주차해 둔 차량을 지상으로 이동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실종자들이  갇힌 지하주차장은 길이 150m, 너비 35m, 높이 3m 규모로 침수당시 120여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과 경찰 해병대 등 구조팀은 일렬로 서서 저인망 방식으로 주차장을 탐색했지만 추가 구조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지하공간의 흙탕물을 빼기위해 가용장비를 총동원, 배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지하주차장 물의 80% 이상 배수한 상태이다. 

윤석열대통령은 이날 "포항에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침수된 차량을 꺼내기 위해 주민들이 들어갔다가 참사를 겪게돼 대통령으로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며 "국무회의가 끝나는대로 포항에 가 이재민과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피해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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