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7시17분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전국동원령 1호를 발령하는 등 대형화재로 번지고 있다. 제철소 주위로 검은 연기가 가득하다. (사진=뉴시스)
6일 오전 7시17분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전국동원령 1호를 발령하는 등 대형화재로 번지고 있다. 제철소 주위로 검은 연기가 가득하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 포스코가 태풍 '힌남노'의 후폭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포항제철소 49년 역사상 최초로 모든 고로가 가동을 멈춘 탓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고로 가동 중단을 두고 최정우 회장을 필두로 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책임 소재는 이번 사고가 인재인지, 천재(天災)인지 판가름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포항시 전역이 대규모 집중호우로 치명타를 맞았다는 점에서는 '천재'로 볼 수 있으나, 이같은 규모의 폭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재'라는 관점도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건재했다. 기상청 역시 힌남노를 역대급 태풍이라고 칭하며 단단히 대비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방재시설, 배수시스템 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시의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진 창원, 마산 등 인접 지역은 차수벽이나 배수펌프 시스템으로 큰 피해가 없던 점을 고려하면 명백한 인재라는 것이다. 

이번 침수의 가장 큰 원인은 포항제철소 열연공장 인근 냉천 범람인데, 포스코는 이에 대해 아무 대비책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석열대통령까지 나서 '한반도겪어보지않은' 태풍이라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신신당부하던 터였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3월 포스코 회장직에 재선임될 당시 수익성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최 회장의 연임 직후인 지난해 2분기 창사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또 산재사고 방지에 치중한 반면 고로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는2·3·4고로 모두 '휴풍(고로에 열풍을 불어넣지 않는 것)'에 들어갔다. 포항제철소는 제1·2·3·4고로 4개가 있는데 이중 1고로는 노후화돼 가동을 중지했다. 업계는 이번 고로 가동 중단으로 포스코가 하루 5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김학동 부회장 등 그룹 경영진들은 전날(6일) 포항제철소를 찾아 피해현장과 직원들의 안전을 살피고 조속한 피해 복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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