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K-제조, 중국발 '대체 위험' 경고등] ③ 2030 산업별 생존 전략은 ‘초격차’에서 ‘차별화’로

- 기술·가격·공급망 삼각축… 2030년까지의 필수 조건 - 중국식 독주 한계… 다중 협력 기반 ‘분산형 공급망’이 해법

2025-11-20     이태영 기자

[뉴시안= 이태영 기자]# 한국의 10대 주력 산업이 중국의 추격을 받는 수준을 넘어,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대체 가능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배터리,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 화학 등 전통 제조업 전반에서 중국 기업의 생산력과 가격 경쟁력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과 수익성을 흔들고 있다. 중국발 공급망 재편의 충격을 짚고, 2030년까지 한국 산업의 생존 전략이 뭔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10월 22일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중국의 추격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2030년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업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반도체·배터리·철강·조선·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에서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공급망 대응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 반도체: 첨단 공정과 맞춤형 파운드리로 방어

반도체 산업은 한국 제조업의 ‘심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분야는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 방어 전략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한국 기업은 첨단 공정 집중과 파운드리 생태계 확대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EUV(극자외선) 공정 강화, 팹 규모와 효율 최적화, 그리고 글로벌 고객사 맞춤형 생산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기술 우위 방어와 가격 경쟁력 유지를 목표로 한다.

# 배터리: 차세대 기술과 비용 혁신으로 차별화

배터리 산업에서는 전고체·하이니켈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집중하고, 비용 구조를 혁신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기업들은 원재료 확보 다각화, 생산 자동화, 그리고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LFP 배터리와 중국 제품 대비 차별화된 고성능·친환경 배터리 시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 철강·석유화학: 친환경 공정과 고부가 소재로 경쟁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는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친환경·저탄소 공정 전환과 고부가 소재 개발을 전략으로 삼는다.

세부적으로는 전기로·수소환원철 기술 투자와 첨단 합금·화학 소재 수출 확대가 추진된다. 이를 통해 중국 저가 제품과 차별화하고, 강화되는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3일 경기도 안산시 새솔 다이아몬드공업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뉴시스]

# 조선: LNG·친환경·특수선 중심 고부가 가치 강화

조선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LNG·친환경 선박과 군함, 특수선 중심의 고부가 가치 전략을 추진한다.

기업들은 스마트십 개발, 에너지 효율 운항 솔루션, 기자재 국산화 선별적 추진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 구도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친환경·특수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디스플레이: 차세대 화질과 틈새시장 공략

디스플레이 산업은 OLED·QLED 등 차세대 화질 기술과 차량용, VR/AR 디스플레이 확장을 중심 전략으로 삼는다.

세부 방안으로는 소재·장비 기술 국산화 병행과 자동차·VR/AR용 고부가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과 기술 차별화를 확보하고, 수익성 높은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한다.

각 산업별 전략은 기술력 강화, 가격 경쟁력 확보, 공급망 안정화라는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 제조업이 2030년까지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를 넘어, 산업별 맞춤형 전략과 글로벌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 공급망 재편과 글로벌 협업

중국식 ‘독자 생태계’ 구축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어, 한국 제조업은 미국·EU·아세안 등 다중 협력 축을 중심으로 한 분산형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심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는 선택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전면적 대체는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는 지적이다. 산업별 특성에 맞춘 공급망 전략과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가 한국 제조업의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한국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략, 정부 지원, 시장 대응력을 총체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국 제조업은 기술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차별화된 제품과 전략적 공급망, 정책적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며 2030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