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23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의 한 경기장에서 25일 열리는 일본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23일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의 한 경기장에서 25일 열리는 일본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25일 한, 일 전을 앞두고 일본축구 대표팀 사이토 도시히데 코치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 축구협회는 일본 대표 팀 가운데 사이토 도시히데 코치의 밀접접촉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찜찜한 것이 사실이다.

사이토 도시히데 코치의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보면, 4개월 후에 다가올 도쿄올림픽대회 운영의 난백상이 예상된다.

올림픽을 치르는 도중 선수와 임원 또는 자원봉사자 가운데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면 몰수 게임이나 경기 취소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일전은 오는 6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실전경험 차원에서 성사됐다.

한국은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중간 성적이 투르크메니스탄에 승점 1점 뒤진 2위에 머물러 있지만, 투르크메니스탄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별로 의미가 크지 않다.

오는 6월에 예정된 나머지 4경기를 모두 한국에서 치뤄되며, 상대 팀들은 우리와 같은 H조의 북한·투르크메니스탄·레바논·스리랑카로 북한을 빼놓고는 모두 한국에 2~3골 이상 차이가 나는 팀들이다.

그나마 껄끄러운 상대 북한은 최근 경색된 남북 분위기로 볼때 한국에 오지 않고 기권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욱더 압도적이다.

F조의 일본은 미얀마(2대0), 몽골(6대0), 타지기스탄(3대0), 키르기스스탄(2대0)을 모두 압도적으로 이겨 13골을 넣고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4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 남은 나머지 4경기도 3월 30일 몽골 전(치바, 후쿠다덴시 아레나)과 6월에 벌어질 나머지 3경기 등 모두 일본에서 경기를 갖는다.

일본이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1’도 없다. 2차 예선을 위해 실전경험을 쌓을 필요도 없다.

굳이 하루에 1000명 이상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는 일본까지 가서 실전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을까?

◆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일 축구 수준 드러나

25일 밤 7시 20분에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역사적인 한일전이 벌어진다.

한국과 일본의 전력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당시 일본은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스와 화려한 기술 축구와 탄탄한 조직력으로 H조 예선에서 16강전까지 올라갔다. 러시아월드컵 4위를 차지한 잉글랜드에 승부차기로 패한 콜롬비아에 2대1로 이기는 등 1승 1무 1패로 16강에 올라, 벨기에와 16강전에서 전반전을 압도하며 2대0으로 앞섰다.

그러나 후반전에 지키는 축구를 하지 않고 공격축구로 맞불을 놓다가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반면 한국은 스웨덴(0대1), 멕시코(1대2)로 패해 탈락이 확정된 다음, 멕시코에 0대1로 패하는 등 내분이 일어나면서 침몰 상태인 독일에 이변(2대 0승)을 일으켰을 뿐이다.

일본은 1년 4개월 전, 패배를 설욕한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부산에서 벌어진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전반 27분 황인범 선수의 중거리 슛 결승 골로 한국이 1대0으로 이겼다. 그러나 사실 그 대회는 국내파들만 출전하는 사실상 B급 대회였다.

오히려 2011년 일본 삿포로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는 기술이 앞선 데다 조직력까지 갖춘 일본에 기술 축구로 맞불을 놓다가 0대3으로 참패했다. 당시 조광래 감독은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했다.

삿포로돔 구장에는 3만9000여 명(이번 한일전은 1만명 입장)의 일본 관중들이 마치 ‘아시아축구의 지옥’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하는 것과 같이 열광적으로 일본을 응원했다.

◆ 한국 해외파들 거의 모두 빠져

더구나 이번 친선 전에 한국은 유럽파들이 거의 모두 빠졌다.

2019 EAAF E-1 대회 일본과 결승전에서 결승 골을 넣은 황인범(루빈 카잔),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재성(홀슈타인 킬) 그리고 아시아의 통곡이라는 김민재(베이징) 등 한국이 베스트 11을 꾸린다면 주전급 6~70%가 빠진 셈이다.

반면 일본의 유럽파들은 김민재와 함께 아시아 수비수 정상을 다투는 33살의 베테랑 수비수 요시다 마야(삼프토리아), 미나미노 다쿠미(사우스햄튼), 도미야스 다케히로(볼로냐),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오사코 유야(베르더 브레벤), 이토 준야(헹크), 모리타 히데마사(산타글라라), 아사노 다쿠마(파르티잔) 등 해외파 들이 대거 발탁됐다.

한일전의 역대 전적은 79전 42승 23무 14패로 한국이 앞서고, 최근 10경기도 4승 4무 2패로 역시 한국이 앞선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축구의 수준은 총력전을 펴는 월드컵(2018 러시아)으로 평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축구 선수들은 10년 전 삿포로 참패에 대한 설욕, 가위바위보도 일본에게만은 지지 않아야 한다는 피해 의식 등 투혼으로 무장 되었다고 한다. 삿포로에 이어 요코하마도 한국축구의 지옥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우려에 그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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