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열린 '제31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에서 차범근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차범근, 김주성, 홍명보가 지난 100년 동안 아시아 무대를 가장 빛낸 선수 11명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지난 10일 '20세기 아시아 남자축구선수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가 3명씩, 이란은 2명이 포함됐다. 

공격진은 ▲차범근 ▲마제트 압둘라(사우디아라비아) ▲알리 다에이(이란)가, 미드필더에는 ▲김주성 ▲미우라 가즈요시(일본) ▲알리 파르빈(이란) ▲사이드 알 오와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수비수로는 ▲홍명보 ▲이하라 마사미(일본) ▲오쿠데라 야스히코(일본), 골키퍼는 ▲모하메드 알데아예아(사우디 아라비아)가 각각 선정됐다.

아시아 축구 전문가들은 차범근, 김주성, 홍명보 외 8명의 선수에 대해서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잘 뽑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공격진 한국, 이란, 사우디 각각 한 명씩

먼저 공격진으로는 분데스리가에서 10년 동안 308경기, 98골(A매치 136경기 58골, 한국 선수 최다 골)을 넣은 차범근(67)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마제트 압둘라, 이란의 알리 다에이가 포함되었다.

마제트 압둘라(62)는 '아라비아의 펠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발재간이 뛰어난 특급 공격수로 꼽힌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984년, 1988년 아시안컵을 가져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1994년 열린 미국월드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6강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4년 아시아 ‘올해의 축구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란의 알리 다에이(52)는 1m92cm의 아시아 최장신 공격수였다. A매치 149경기에서 109골을 터트려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다. 1996년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 한국과의 8강전 경기에서 혼자 4골을 터트려 이란이 한국에 6대2로 역전승을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1998~1999) 등 13팀을 전전한 전형적인 저니 맨이기도 했다.

미드필더는 한국·일본·이란·사우디 4개국에서 선발

미드필더는 ‘야생마’ ‘아시아의 삼손’으로 불리며 1989, 1990년 2년 연속 IFFHS 선정 ‘올해의 아시아 선수’ 2연패를 한 김주성(55)을 비롯해 일본의 미우라 가즈요시, 이란의 알리파르빈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이드 알 오와이란 4명이 선정되었다.

미우라 가즈요시는 54세의 나이로도 아직도 현역으로 뛰는 최고령 현역 축구선수다.

일본 내 전형적인 브라질 유학파로,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94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의 경기에서 결승 골(1대0 일본 승)을 터트린 바 있다. 국가대표로는 총 55골을 기록하며 일본 국가대표 최다 골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J2리그(2부리그) 요코하마FC의 미우라 가즈요시 (사진=뉴시스)

이란의 알리 파르빈(74)은 키 1m 69cm의 전형적인 미드필더다. 10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이란이 1972년, 1976년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할 때 주역으로 활약했다. 또한 국가대표로서 197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8강에 오를 때도 팀의 든든한 주장 역할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디 알 오와이란(53)은 별명이 ‘사막의 마라도나’였다. 미드필더로는 비교적 큰 키인 1m 84cm로, 알샤밥 팀의 원 클럽맨으로 598경기에 출전 238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를 때 마제트 압둘라와 함께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을 이뤘다.

수비는 홍명보와 일본 선수 2명 선정

수비수는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한국팀 4강의 주역 홍명보(52, 울산 현대 감독)와 일본의 오쿠데라 야스히코, 이하라 마사미 등 3명이 선정됐다.

오쿠데라 야스히코(69)는 아시아 축구선수 최초(1977년 FC 퀼른)로 유럽에 진출했다. 차범근 선수가 분데스리그에서 활약할 때 함께 뛴 이력을 가지고 있다. FC퀼른(1977년~1980년), 헤르타 BSC(1980년~1986년), 베르더 브레멘(1987년~1988년)에서 뛰었다. 일본 국가대표로는 32경기에서 9골을 넣었고, 현재 J2리그 요코하마 FC 구단주로 있다.

일본의 이하라 마사미(53)는 현재 아비스파 후쿠오카 팀 감독으로 현역 시절 ‘아시아의 벽’으로 불렸을 만큼 수비력이 좋았다. 1990년 닛산 FC(요코하마 마리노스), 2000년 주빌로 이와타, 우라와 레즈(2001~2002년)팀 소속이었다. 일본 국가대표로 122경기나 뛰었다.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는 사우디의 모하메드

IFFHS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모하메드 알데아예아(48)였다. 알데아예아는 골키퍼로는 적당한 키(1m 92cm)에 위치선정, 순발력, 수비진 리드 등이 좋아 그가 활약하던 당시 ‘아시아의 철벽’으로 불렸다. 1989년 알타이, 1999년까지 알 힐랄 두 팀에서만 무려 406경기를 뛰었다.

1996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주전 골키퍼였고, 국가대표로 178경기에 출전해 세계 축구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 기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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