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장애인올림픽 홍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장애인올림픽 홍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지난 4월 15일 있었던 미국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의 정상 간 첫 대면 회담의 주목적은, 일본(스가)으로 볼 때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바이든(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양국의 공동선언에 담긴 올림픽 관련 내용에 바이든(미국)은 “이번 여름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개최를 위한 스가 총리의 노력에 지지를 표한다”며 “양국 정상은 도쿄대회를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이어받는 형태로 참가하는 미국과 일본의 양국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는 의례적인 것만 적혀 있었다.

일본이 원했던 미국의 올림픽 참가 확정 소식이 아니라, 단지 스가 총리의 노력에 대한 응원에 그쳤었다.

미국, 일본 방문 경보 4단계로 격상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2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 19 확산’을 이유로 미국인들의 일본 방문 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여행 금지’로 상향 조정을 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은 사실상 도쿄올림픽에 선수를 파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CDC와 미국 국무부의 잇따른 조치에 일본의 공영방송 NHK와 도쿄스포츠 등은 “CDC의 이번 (일본 여행 경보) 격상은 미국이 도쿄올림픽에 불참할 구실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나, 선수들의 동조도 예상이 된다”라고 보도했다.

USOPC(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파견 결정

만약 미국이 도쿄올림픽에 불참하면, 도쿄올림픽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우선 도쿄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NBC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중계권을 반납할 가능성도 있고, 올림픽 파트너들도 잇따라 이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력 면에서도 미국이 빠진 육상과 수영 등 많은 종목들이 뻔한 승부에 관심도가 떨어지게 된다.

올림픽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계올림픽의 경우 30%, 동계올림픽도 25% 정도 된다.

미국은 1896년 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딱 한 번(1980년 모스크바)을 빼놓고 모든 올림픽 대회에 출전했다.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2298개의 메달을 땄고, 그 가운데 육상(738개), 수영(489개)에서 압도적인 위엄을 보이고 있다. 동계올림픽에서도 216개의 메달을 땄는데, 모든 동계올림픽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이상을 딴 나라도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이 올림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기력뿐 만 아니라 올림픽 운동, 올림픽 사업 등 모든 면에서 막대하다. TOP을 제외한 다른 후원사 들은 도쿄올림픽 공식 파트너, 공식 스폰서, 공식 공급사, 공식서포터, 기부사 등으로 다시 나누어지는데 모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USOPC(미국 올림픽& 패럴림픽 위원회)가 이 같은 사실(CDC의 4단계 격상)들을 감안하고도 최종적으로 도쿄 올림픽 출전을 결정했다.

USOPC는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접종한 600여 명의 미국 선수단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USOPC)는 25일(한국시간 오후) 성명을 내고 “미국 국무부와 CDC의 권을 충분히 알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의 모든 선수와 임원 등이 대회 전후로  백신을 맞는 것은 물론, 일본에서도 도쿄올림픽 전후로 예방, 사후 조치를 충분히 취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대폭 증가세가 변수

그러나 아직도 변수는 남아 있다.

일본은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4000명대까지 늘어나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도쿄, 오사카도 등 9개 도에 오는 31일까지 긴급사태를 발령시킨 데 이어, 지난 22일 세 번째 긴급사태를 발동 시켜 모두 10개 도로 늘어났다.

누적 확진자는 80만 명에 육박하고, 누적 사망자는 1만2500명에 이르고 있다. 백신은 5월25일까지 전체 인구의 4.92%만이 접종을 마친 수준이다.

올림픽 대회 기간에 각국 선수단이나 취재 사진 기자 등 10여만 명이 일본에 입국하고,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는다고 하더라도 확진자 수가 최소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일본의 의학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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