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신간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도전이 점점 사실화돼 가면서 그의 행보에 정·관·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재형 감사원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최 원장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그는 윤 전 총장과 강력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의 정치적 무게감이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는 여권의 칼날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최 원장이 야권의 지원에 힘입어 이를 극복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권도전을 공식화하면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그야말로 최대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 후보로 윤 전 총장과 더불어 최 원장이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율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1일 윈지코리아컨설팅에 따르면 최 원장은 지난달 29∼30일 아시아경제 의뢰로 전국 유권자 1천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주자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0%p)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려 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의힘의 유력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2.9%)과 비슷하다. 심지어 민주당의 추미애 전 법무장관(2.3%)보다 약간 앞선 수치여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최 원장 지지율은 ‘반 민주당 정서’라는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최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감사를 둘러싼 여권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에 굽히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강단과 소신을 보여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평소 소탈하고 강직한 성품 그리고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자녀 입양스토리까지 세간에 알려지면서 인물스토리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독립운동가인 조부와 6.25 참전용사인 부친 등 3대에 걸친 애국명문가인 점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윈지코리아컨설팅캡쳐)

이에 야권에서는 일찌감치 윤 전 총장의 영입이 실패할 경우 최선의 대안으로 최 원장이 꼽혀왔다. 더 나아가 오히려 처가리스크, 정치검사 등 콤플렉스가 작용할 수 있는 윤 전 총장보다 최 원장이 더 나은 대선후보일 수 있다는 말까지 야권 안팎에서 나온다. 

최 원장은 아직 이렇다 할 제스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제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답한 바 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이번 수사는 검찰이 내부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일단 최 원장은 야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 야권 인사들이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최 원장 측이 이를 조심스럽게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치권과 관가에서 “여권이 최 원장의 대권도전이나 국민의힘 입당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한 뒤 검찰에 수사 의뢰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총장석에 착석하자마자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야권에서는 “전형적인 정치수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녹색당과 경주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해 11월  최 원장과 감사관들을 직권남용, 강요,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최 원장과 감사관들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할 목적으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피조사자들의 답변을 각색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형사부가 아니라 직접 수사 부서인 공공수사1부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했다. 

친정권 성향의 이성윤 지검장이 최 원장에 대한 보복수사를 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한편 최 원장은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가정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을 지냈다. 육군 중위로 제대했다. 일각에서 야권의 물밑 영입 시도가 진행 중이라는 말이 무성하지만 최 원장은 현재까지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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