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가 2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만을 초청해 별도의 오찬 자리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에 이와 관련해 긴밀히(?) 논의할 사안이 무엇인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오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이 참석한다. 김 부회장은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참석한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간 경제현안 건에 대한 부분을 놓고 총수들과 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산업 등 한미 양국의 협력관계 강화에 필요한 부분을 설명하고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과 4대그룹 총수들이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표면상으로는 재계 총수들이 문 대통령에 건의하는 그림이지만 실은 청와대가 해법을 놓고 총수들과 의견을 교환한 뒤 사면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오찬이 문 대통령의 미국방문 후 갖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면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여당은 이미 의견을 취합해 내부적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말도 들린다. 

경제인 사면의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주요 경제단체가 먼저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이를 대통령이 관계부처와 여당 등 핵심 인사들을 불러 논의한 뒤 결정한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주목을 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의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청와대가 결정을 내릴 포석은 이미 깔린 셈이다. 

일단 이번 오찬에 대한 청와대 설명을 들어보면 이렇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4대 그룹이 총 44조원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판단, 이에 국익에 기여한 점을 직접 격려하고자 오찬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과 관련해 “이미 여권과 재계의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사면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등 차세대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진행된 ’K-반도체 전략 보고회‘ 행사에 참석해 “세계 주요 경쟁 기업들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 간의 연대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재구속되기 전 정 회장과 최 회장,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첫 회동 이후 11월, 12월 연달아 만남을 가져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미 이 사건의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한 차례 구속수감된 바 있어 특별사면이나 가석방이 없으면 남은 수감 기간을 채우고 내년 7월에 만기 출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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