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최고위원 출마 후보들이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오랜 잠행을 이어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걸음이 결국 국민의힘으로 향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연달아 접촉하면서 의견이 분분했던 윤 전 총장 노선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한 직후 곧바로 대선체제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를 완료한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윤 전 총장 이슈를 내세우며 민주당을 압박할 경우 대세는 국민의힘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대선체제 가동과 함께 대권주자로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제안할 경우 콜라보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일단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과 윤석열 입당이란 두 개의 빅이벤트로 흥행성공과 대선대세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계파갈등에 의한 내부분열 등 네거티브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이 대선주도권을 손에 쥘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쇄신을 통해 2030세대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당대표 선출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지 않을 경우 ‘변화하지 않는 당’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윤 전 총장의 입당도 그 관심이 시들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는 것이다. 

이에 야권 주변에서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 이후 거취를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 지도부의 성향과 노선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고 이를 확인한 뒤에야 윤 전 총장이 결심을 굳힐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시사평론가 장예찬씨 페이스북 캡처)

3일 야권의 한 인사는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에 올지 말지에 대한 고민은 이미 결론을 냈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하겠지만 그 전에 새 지도부와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거친 끝에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 안으로 입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야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또 이 인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경우에 따라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막판 조율이 틀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이 아니라 다른 행보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국민의힘이 세대교체를 실패하거나 윤 전 총장 영입을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라도 놓칠 경우 겨우 끌어올린 흥행성과도 물거품이 되고 대선주도권도 어처구니없게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 소속 의원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를 두고 본격적으로 입당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야권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지난 달 26일에는 정진석 의원과 4시간 대화를 나눴고 이어 29일엔 외가가 있는 강릉에 내려가 이 곳이 지역구인 권성동 의원과 회동했다. 이에 앞서 경제학자 출신인 윤희숙 의원을 만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 경제정책에 문제제기를 해왔다. 복수의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만남을 통해 현 정부의 경제 정책문제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윤 전 총장이 대권 레이스 출정을 앞두고 조만간 소규모 참모 조직을 가동할 계획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직접 엄선한 소수정예 참모진과 함께 대선출마와 입당에 대한 여러 플랜을 구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광화문이나 여의도 등 특정 지역에서 캠프사무실을 운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의혹을 방어했던 법률 대리인들이 변호사로서 본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네거티브 대응팀으로 합류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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