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경기도 김포시 교통시민대책위가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GTX-D 노선 원안사수!'와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을 외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김포 갑)과 박상혁(김포 을)의원은 'GTX-D 원안사수' 등을 촉구하며 삭발했다. 2021.06.02. ppkjm
경기도 김포시 교통시민대책위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GTX-D 노선 원안사수'를 외치고 있다.(세종=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김포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D 노선이 강남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김포시민들의 화난 민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경기 김포 지역 시민단체들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단체행동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박상혁 의원은 지난 2일 삭발식을 통해 GTX-D 노선 서울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GTX-D 노선 변경을 촉구하는 김포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는 GTX-D 노선의 김포-강남-하남 연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와 의원들은 삭발식에서 호소문을 통해 “김포와 검단 신도시는 수도권 등지에 조성된 2기 신도시 가운데 서울과 직접 연결되는 철도망을 갖추지 못한 유일한 교통 사각지대”라며 “인구50만의 큰 도시에 철도망은 단 2량으로 운영되는 김포골드라인이 유일해 시민들은 매일매일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GTX-D 노선 변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김포는 교통상황이 열악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서울과 연결된 철도 노선이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침 출근시간에는 이 철도의 혼잡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아침 바쁜 출근시간에 극심한 혼잡으로 두 번 세 번 열차를 그냥 보내고 겨우 탑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GTX-D 노선 수정안은 부천에서부터 B 노선을 공유해 서울 여의도·용산을 연결하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포·검단 일대 주거하는 사람 다수가 서울 강서와 마포, 영등포 일대로 출퇴근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김포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김포-강남 노선을 그대로 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강남 직결’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강남을 지나가는 노선 외에 다른 '김용선' (김포-용산선) 같은 대안노선은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하영 김포시장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와 김포시, 부천시, 하남시가 제출한 GTX 노선, 서울 5호선 노선은 단 하나뿐”이라며 “(국토부가) 어물쩍 여의도나 용산 연장안을 흘리면서 또다시 국민들을 우롱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적었다. 

국토부는 일단 다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실제로 GTX-D 노선을 김포 주민들의 요구대로 따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GTX 노선과 관련해 다른 지역에서도 노선연장이나 변경을 요구하며 타당성을 따지며 불만이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김포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100% 원안대로 그대로 반영해 줄 경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것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서울 남부권 자치구들이 연장 노선을 제안하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7일 정부의 GTX-D 노선 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의견서에는 김포-부천 GTX-D 노선이 강남-잠실로 이어지는 남부광역급행철도 노선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 담겨 있다. 

서울 관악구는 김포-부천 노선에 더해 신림-강남-강동·하남까지 이어지는 약 65㎞ 노선을 서울시에 제안했고, 서울시도 정부에 GTX-D의 한강 이남 확장을 요청했다.

김포의 GTX-D노선 확대 요구가 인천, 하남 등에 이어 서울 남부권으로 연장해달라는 요구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4년과 2019년에도 국토부에 남부광역급행철도를 도입해 교통 혼잡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는데, 이번 '김부선'(김포-부천선) 사태와 맞물려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것이다. 

이처럼 김포-강남 연장 투쟁 전선이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불안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김포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포-강남 만큼은 아니지만 김포-용산 노선도 그 못지 않은 좋은 조건인데, 너무 욕심을 부려서 여론도 나빠지고 전선의 확대로 그나마 '김용선'마저 무산될까 걱정된다”고 자제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미 남부권의 자치구들은 각 지역을 지나는 유사한 노선을 제안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노선 연장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향후 노선유치와 관련된 각종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토부 안팎에서 "다른 지역에서 이미 김포 지역 반발에 '김용선'을 검토한 것을 두고 학습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김포의 요구를 전면 수용할 경우 노선수정을 요구하는 모든 지역의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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