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홍기원, 오기형, 고 의원.)(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경선연기를 놓고 의견충돌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친문진영의 중심으로 확산됐던 ‘경선연기론’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이와 더불어 당 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친문진영이 조금씩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경선연기론’이 친문진영에서 등장하자 친문성향 대권주자들도 여기에 힘을 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당 내부 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세력들 조차 경선연기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서서히 친문진영이 비문인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고립되는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어 일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여권의 권력이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패갈림현상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소리다. 

이같은 현상은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에서 드러났다. ‘더민초’는 15일 대선후보 경선연기론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 자리는 그야말로 계파 대리전이었다”는 지적이 여권 일부에서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김두관 의원 등을 지지하는 측은 경선연기를 주장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원칙대로 경선 진행을 강조했다. 원칙을 강조한 이들은 대부분 여권 선두주자인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 자리에 참석한 30여명의 초선 의원들은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선연기론이 도출됐고 이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대립했다. 

경선연기에 찬성하는 이들의 수가 더 많았지만 이들은 친문진영에 가까운 의원들로 알려졌다. 반면 경선연기를 반대한 이들은 대부분 친이재명계 의원들이었다. 

더민초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초선 그룹 내 의견차가 분명한만큼 경선 연기론에 대한 더민초의 입장을 하나로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당 내에서 친문계가 대선 경선연기 추진강도를 점점 높이자 이에 이 지사 측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재명계는 15일 공개적으로 ‘원칙론’과 ‘흥행 무용론’으로 경선 연기 주장을 비판하면서 당내 초선의원 모임에서 제기된 연기론 필요성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대선기획단 출범을 앞두고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광재·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경쟁주자들이 경선연기를 위해 ‘반 이재명 연대’라는 연합전선을 구축하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해찬계 중진으로 이재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조정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연기론은 당의 원칙을 깨는 것이고 대선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 지사 지지모임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조 의원은 “대선 경선 일정 180일 전은 이미 전임 지도부에서 오랜 숙의와 당내 총의를 거쳐 당헌당규로 결정된 사항이다. 역대 대선을 앞두고 항상 경선문제로 논란과 갈등을 반복해 이런 일이 없도록 당헌당규에 못 박은 것”이라며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이의와 얘기도 없다가 경선 일정이 목전에 다다르자 이제서야 경선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도저히 납득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갑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경선연기론에 대해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는 아닐 것 같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선 경선 후보 등록 일정에 대해 “(대선 일정을) 역산해보면 6월21일 정도에 하지 않겠냐는 건데 현실적으로는 6월 23~25일 정도 후보등록 절차가 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검찰개혁으로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도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해 당 내 분위기가 경선연기론을 두고 친문과 친이재명계로 양분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이들이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여권 대선주자 3~4위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반이재명 연대와 경선연기 반대진영 간의 대립은 그 결과에 따라 친문이 주도해온 여권 내 권력의 이동 여부가 결정될 변곡점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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