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24일(현지시각) 공개한 윈도우11.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뉴시안= 조현선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운영체제(OS)를 공개했다. 요즘 트렌드를 입었고, 더 개방적이다. 단순히 새 OS가 아닌 향후 MS의 생태계 구성 전략을 발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4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특별 이벤트를 통해 윈도우11을 공개했다. 2015년 윈도우 10 공개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공개된 윈도우11은 새로운 시작 버튼, 개선된 작업 표시줄 및 사운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도록 설계된 기능 등 많은 UI 업그레이드가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메인 인터페이스가 화면 하단 작업표시줄에 중앙 배치된 점이다. 사용자는 기호에 따라 앱 아이콘과 시작 메뉴를 중앙 혹은 좌측으로 정렬할 수 있다. 시작 세부 메뉴는 '창' 형태로 띄운다. 창 디자인 또한 이전과 달리 모서리가 둥근 형태로 바뀌었다.

앞서 알려진 바와 같이 윈도우10에서 사라졌던 '위젯' 기능도 되살아났다. 기존의 알림센터 기능 일부와 시작 메뉴의 라이브타일 기능을 통합한 듯한 느낌을 준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날씨, 주가, 뉴스, SNS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 기능도 강화했다. 윈도 키와 방향키를 조합해 누르면 창을 화면에 자동으로 분할해 배열해 주는 '스냅' 기능도 선보였다. 이전 윈도에서도 제공했던 기능이지만 여러 앱을 여러 레이아웃에 맞춰 배열해 주는 '스냅 레이아웃' 등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레이아웃을 통해 배열한 앱들은 '스냅 그룹'으로 묶여 작업 표시줄에 정렬된다. 이를 통해 여러 앱을 동시에 띄워놓고 작업할 때 한 번에 앱을 띄우거나, 다른 앱으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다. 

타 기기와의 연결 시에도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모니터, 노트북 등을 서로 연결해 작업하다 이동을 위해 연결 해제 시 모니터에 띄웠던 프로그램들이 스냅 그룹으로 묶여 자동 정렬된다. 다시 모니터에 연결하면 창 배치를 기억해 뒀다가 그대로 재현해 완벽한 호환성을 제공한다. 

터치스크린을 입력하는 기기의 경우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UX를 개선했다. 터치 친화적인 UX가 데스크톱, 노트북 환경에서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사용 환경에 따라 UX가 유동적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태블릿 PC를 키보드에서 분리하면 아이콘들이 더 커지는 등 손가락으로도 누르기 쉽게 바뀌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4일(현지시각) 공개한 윈도우11.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재택 근무, 온라인 교육이 늘어나면서 윈도우 사용자가 급증한 것을 고려해 팀즈의 메신저, 화상통화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팀즈로 개인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음성통화나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 iOS에서도 앱만 설치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게임 산업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이날 MS는 '엑스박스'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윈도에서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HDR (High Dynamic Range,명암 최적화) 기능이 없는 게임도 자동 HDR 기능을 통해 색 표현을 개선해 준다. 

MS 스토어는 더욱 개방적으로 재편된다. 앞서 UWP(Universal Windows Platform) 개발 앱만 등록을 허용하는 등 폐쇄적인 정책을 완전 폐기하고, 인터페이스와 무관하게 모든 앱을 허용한다. 이를 통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디즈니플러스(+), 틱톡, 줌 등이 입점한다. '팝업' 스토어를 통해 앱 설치 절차도 간소화했다. 

또 PC에서도 안드로이드 앱을 구동할 수 있게 했다. 올해 말부터 안드로이드오픈소스프로젝트(AOSP)에서 작동하는 앱을 윈도11과 윈도10에서 구동할 수 있게 된다. 이날 MS는 해당 기능을 소개하면서 아마존 앱스토어를 MS스토어에서 이용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기술적으로는 아마존 앱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다운로드 받는 시스템이다. 앱 개발자에 어떤 수수료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M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윈도11 기기에서의 아마존 앱스토어 내 앱으로의 접근을 허용하고, 기존의 아마존 앱스토어를 더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앱스토어 개발자는 안드로이드 앱을 수억명의 윈도 고객에게 제공할 기회를 갖게 되고, MS는 등록 앱의 절대량 부족이 약점으로 꼽혔던 스토어를 전면으로 키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MS가 이번 윈도우11 공개를 계기로 애플 등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것으로 봤다. 윈도는 1985년 이후 수십여년 간 PC의 대표 운영체제로 꼽혔다. 그러나 스마트폰 증가로 PC 판매가 감소하는 등 대전환을 겪으며 애플과 구글에 시장 주도권을 뺏겼다. 맥, 아이패드, 아이폰 등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완벽한 호환성을 제공하는 애플의 공세도 매서운 상황이다.

MS는 뒤늦게 '윈도 모바일' 개발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결국 포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후발주자로서 자체 개발 OS를 내놓기보단 타 생태계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MS는 이날 새 MS스토어와 윈도우11을 두고 '오픈 플랫폼'이라고 칭했다. 윈도는 단순히 운영체제가 아니라 플랫폼 크리에이터의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파노스 파나이 마이크로소프트 CPO는 "MS스토어는 더욱 발전할 것이고, 더 많은 개발자와 앱을 스토어에 초청하고, 이용자가 사랑하는 어떤 앱이든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가 단순히 업그레이드된 OS를 공개한 것이 아닌, 향후 MS의 새로운 사업 전략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윈도우11은 올해 말 새로운 컴퓨터와 다른 기기들에 배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윈도우10 사용자들에게는 무료 업데이트가 제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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