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우승 후 아들 지온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도쿄올림픽 여자육상 100m가 초미의 관심 종목으로 떠올랐다.

올림픽 역사상 여자육상 100m가 이같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88서울 올림픽 때는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1998년 9월 21일 38살에 뇌전증으로 사망)가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0초49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올림픽 본선에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할 것이냐? 미국의 에블린에쉬포드, 동독의 드레흐슬러와의 라이벌전에서 이길 수 있느냐? 또한 얼마나 요란스럽게 화장을 하고 경기에 출전하느냐 등으로 관심을 모았었다.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는 멋을 부릴 줄 아는 성격으로, 빨간 립스틱과 진한 아이라인은 기본이고 긴 손톱에 갖가지 색깔을 칠하고, 유니폼 속에 팬티스타킹을 신고 출전했다.

그리피스 조이너는 여자육상 100m 결승에서 10초54의 기록으로, 에쉬포드(10초83), 드레흐슬러(10초85)를 여유 있게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녀는 여자 200m에서 21초34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고, 400m 계주 금메달까지 3관왕을 차지했었다.

리처드슨, 프레이저-프라이스에 도전장 내밀어

오는 7월 31일 오후 9시 50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질 여자육상 100m 결승전은 원래 프라이스의 독주가 예상됐다. 그는 2019년 9월 30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1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5년 베이징 대회 이후 4년 만에 세계선수권여자 100m 타이틀을 되찾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8번째 금메달이자, 10번째 메달(금 8, 은 2)을 땄다.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아들(지온)을 낳느라 기권했다.

그 대회에서 영국의 디나 어셔-스미스가 프라이스보다 0.12초 늦은 10초83으로 은메달, 코트디브아르의 마리- 호세타루가 1초90으로 동메달을 땄다.

3년 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프슨은 10초93으로 4위에 머물렀다.

프라이스는 세계 여자 육상 단거리 종목 사상 가장 키가 작은(1m 52cm, 53kg) 편에 속한다.

이미 은퇴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1m 96cm의 큰 키로 불과 41걸음에 100m를 주파했었고, 한국의 대표적인 스프린터 김국영(1m 76cm)은 49걸음,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무려 51걸음을 스타카토 주법(허리를 높이고, 무릎을 세워 빠르게 주파)으로 놀랍도록 빠르게 달린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프레이저 만이 10초 7대를 뛰고 있어서 3번째 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했다.

그러나 35살 프레이저 프라이스의 막냇동생 뻘인 미국의 샤케리 리처드슨(21살)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레이저, 리처드슨 모두 10초 7대 가능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 미국 선발전에서 10초7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올 시즌 세 차례나 10초 7대를 끊었다. 앞서 4월 11일 미라마 인비테이셔널 여자 100m에서 10초72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5월에는 미국육상연맹 골든게임즈 예선에서 10초74, 결선에서는 10초77을 기록했다. 뛰었다 하면 10초 7대를 기록하는 셈이다.

프라이스 1m 52cm, 리처드슨 1m 55cm

두 선수의 키는 그야말로 ‘오십보백보’다 프라이스가 1m 52cm, 리처드슨은 1m 55cm로 불과 3c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여자 스프린터들의 평균 신장이 1m 70cm 안팎인 것을 보면 두 선수의 키는 매우 작은 편에 속한다.

두 선수 모두 머리를 화려하게 물들이고, 폭발력인 가속력으로 질주하는 것이 비슷하다.

최근 여자육상 100m는 자메이카 선수들이 독주했다. 프라이스가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연패를 했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프슨이 금메달을 땄다.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프레이저 프라이스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프라이스에겐 마지막 올림픽이고, 리처드슨은 첫 번째 올림픽이다. 이들 중 누가 금메달을 가져가더라도 기록은 0.01~2초 차이밖에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리처드슨이 자메이카의 독주를 끝내고 금메달을 딸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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