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서 이준석(오른쪽부터) 대표가 2위 양준우, 1위 임승호 대변인, 4위 신인규 상근부대변인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서 이준석(오른쪽부터) 대표가 2위 양준우, 1위 임승호 대변인, 4위 신인규 상근부대변인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국민의힘이 20대 대변인을 뽑았다. 141:1의 경쟁률을 뚫고 토론배틀을 통해 선출한 결과다. 정당에서 이런 방식을 통해 대변인을 뽑은 것은 처음이다. 30대 원외인 이준석 대표 체제가 탄생한 이후 생긴 변화다. 제1야당 지도부의 평균 연령이 많이 낮아졌다. 국민의힘 6·11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명의 평균 나이는 46.2살인데, 이번에 대변인으로 뽑힌 임승호(27)ㆍ양준우(26) 두 대변인은 모두 90년대생이다. 

임승호 대변인은 고려대를 졸업한 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1학년에 다니고 있다. 2017년에 바른정당 대변인을 지낸 적이 있다. 대변인으로 선출된 뒤 로스쿨을 휴학하기로 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취업준비생이다. 4.7재보궐 선거 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 차에 올라 연설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영상심사, 비공개 면접을 거친 뒤 팀별 난상토론, 이준석 대표의 압박면접, 1 대 1 토론 과정을 거쳐 선출됐다. 이런 과정이 TV에 생중계됐고 최종 문자 투표에는 약 12만 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김연주(55) 전 아나운서와 신인규(35) 변호사는 상근부대변인에 선출됐다.

4명의 신임 대변인단은 6개월 간 국민의힘의 ‘입’ 역할을 한다. 대변인은 번갈아 최고위원 회의에도 참석한다. 중요 사안은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이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두 대변인도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얘기다. 6개월 간의 활동 성과에 따라 이들이 향후 정치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가 어느 정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해서는 “참신하다”는 평가와 “불안하다”는 평가가 병존한다. 

어쨌든 국민의힘의 대변인 선출 과정은 정당의 정치인 충원 구조에 새로운 모델을 하나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그 동안은 유력 정치인이나 정당에 의해 ‘낙점식’으로 정치권에 진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준석 대표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총선 때마다 진행됐던 이른바 ‘새피 수혈’ 또한 비슷한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무슨 무슨 키즈’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또 시도 의원이나 지자체장 등을 거친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입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역에서의 경험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앙으로 진출하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이른바 ‘경연’이라는 형식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하는 사례가 생긴 것이다. 이번에는 대변인이었지만 향후에는 지자체나 국회의원 공천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 보면 이것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다보니 '정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한 형태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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