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위기를 맞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이낙연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이 듣는다’는 민심 행보도 특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정책 역량이나 이슈 대응 능력 등에서 문제가 노출되는 흐름이다. 캠프의 역량도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를 넘어 중도, 진보까지 지지세를 확산하겠다는 노림수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말이 나온다. ‘보수’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선주자 가상 양자 대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는 윤 전 총장(36.0%)보다 7.9%포인트 높은 43.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밖에서 윤 전 총장을 따돌렸다. 세대별로는 40대(55.3%) 50대(53.1%), 지역별로는 제주권(65.4%) 호남권(60.3%), 정치 성향별로는 열린민주당 지지자(86.8%) 더불어민주당 지지자(70.7%)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윤 전 총장은 60대 이상(50.9%), 서울(47.2%), 대구·경북(46.6%), 강원권(44.1%), 국민의힘 지지자(79.4%), 국민의당 지지자(77.4%) 등에서 지지가 높았다. 

윤 전 총장의 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 우선 정치 활동 선언 초기에 불거진 대변인 사퇴와 X파일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후 터진 장모의 법정구속과 아내 김건희씨 의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장모 일이다. 결혼 전 일이다” “누구도 법과 원칙 앞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아내 박사 학위 표절 의혹 관련)학교 측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사실상 한마디로 “나와 상관 없다”는 식이었다. 사법의 영역에서는 몰라도 정치 영역에서의 대응치고는 너무 안일한 대응이었다. 위기 자체보다도 위기에 대한 대응이 더 위기를 가속화한 모양새다. 

‘윤석열이 듣는다’ 행보도 준비되지 않은 인상을 줬다.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다는 인상을 준다.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해도 치밀하게 메시지 관리를 한다면 나름 준비된 행보라고 평가될텐데 그렇지 않다. 그것마저 만나서 듣는 것에 그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문재인’을 외칠 뿐 ‘이렇게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금 같이 행보한다면 계속 장외에서 활동하며 지지율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지율에 따라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치밀한 메시지 관리와 일정 및 정무 관리, 중도층과 진보층을 겨냥한 행보, 정치를 잘 아는 참모진 보강, 정책 능력을 종합적으로 조율할 인물 섭외 등이 필요해 보인다. 위기를 맞은 윤 전 총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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