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대권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두 후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자들의 추격으로 지지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서서히 다른 후보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부동의 1위를 사수하고 있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에게 역전을 당한 데 이어 오차범위 밖까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등판으로 야권 간판주자 타이틀이 위태로운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마저 오차 범위 내 각축을 벌이고 있어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정치권 일부에서 “윤 전 총장이 최 전 원장보다 빨리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당장 입당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최 전 원장 입당 이후에는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우선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캠프 관계자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할 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분석해 전략을 짜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인 것으로 윤 전 총장 캠프는 보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 취하고 있는 ‘처가 리스크’에 대한 공세가 양분을 잃게 되면 지지율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민생투어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지지율 유지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호남권 등을 방문해 지지세력을 챙겨야 하는데 방역수칙에 따르다보니 그게 어렵다.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당초 광주 방문이 들어 있었고 준비를 해왔는데 일정이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다. 또 호남 뿐 아니라 부산, 대구, 강원 등을 돌 계획이었는데 현재 대부분의 지방방문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라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좀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금 하락세를 만회할 카드를 찾지 못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 의혹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보이고 있는 정치행보 역시 목적지가 분명치 않은 느낌이다. 분명한 노선없이 대권수업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일각에서는 자기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퍼포먼스만 계속하고 있어 ‘제2의 안철수’ 같은 느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최근 우클릭 전략을 재검토하고 중도 탈진보 인사들이 모인 지지조직을 출범시켜 빅 텐트론에 힘을 더 하겠다는 구상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확장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윤 전 총장 측은 민주당 출신 전직 중진 국회의원과 5·18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 호남 향우회 인사 등 반문(반문재인) 성향 정치인들과 중도·진보 인사들이 공감대를 이뤄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이 지사도 자꾸 떨어지는 지지율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지사와 관련해 잠들어 있던 ‘가족’ ‘스캔들’ 등 리스크가 경쟁자들의 무기가 되고 있다. 또 이 리스크에 휘청이는 동안 이낙연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상승세에 양자 간 격차가 10%포인트대로 좁혀졌다.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강성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입으려 노력해 왔다. 이 때문에 공세와 반박을 할 때도 그 수위를 상당폭 조절해왔다.

하지만 당 내에서 경쟁후보들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고 ‘리스크’관리도 쉽지 않아 점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맹추격에 긴장한 이 지사는 당내 선두를 공고히 하기 위해 경쟁후보들의 공세에 적극대응하는 모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이 지사가 지난 14일 CBS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드러난다. 

이 지사는 "나한테 가족, (검증) 그걸 막으려 하는 거냐고 한 분이 진짜로 측근 또는 가족 얘기가 많지 않느냐"면서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나는 기사를 보고 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옵티머스 의혹을 정조준한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이 전 대표 사무실 가구와 복합기 임대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거론한 것으로, 이 대표의 측근인 이모씨는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사는 "그분이 그냥 개인적인 사람이 아니고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 가짜 당원을 만들고 해서 시정을 받은 분이지 않느냐. 핵심 측근"이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먼저 소명을 하셔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우리 가족들을 걸고 넘어지니까 좀 당황스럽다"라고 했다.

이처럼 이 지사는 그동안의 신사모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공세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당내 1위 확보 이후 야권과 경쟁하는 게 순서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36명을 대상으로 7월 2주차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총장 27.8%, 이재명 지사 26.4% 이낙연 전 대표 15.6%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월 4주차 조사 대비 4.5%포인트 하락하며 검찰총장직 사퇴 후 지난 3월 30%대 지지율로 올라선 이후 도로 20%중후반대로 내려앉았다.

이 지사는 3.6%포인트 오르며 지난 5월 조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윤 전 총장과의 격차도 오차범위 내인 1.4%포인트로 좁혔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직전 조사 대비 무려 7.2%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사와의 격차는 10.8%포인트다.

'윤석열 대 이재명' 가상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 39.4%, 이 지사 38.6%로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직전 6월 4주차 조사 대비 8.3%포인트 하락한 반면 이 지사는 3.5%포인트 상승하며 양자간 격차도 12.6%포인트에서 0.8%포인트차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3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3만9301명에게 접촉해 최종 2036명이 응답(응답률 5.2%)했다. 무선(90%)·유선(1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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