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 공동취재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 공동취재단)

[뉴시안= 조현선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겠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모의실험에 착수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DBC) 발행은 준비 과정만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16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묻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연내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도 "시작 시점은 코로나19 재확산 등을 고려해 추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시점에서 금융시장이 좋지 않을 때 과도하게 낮춘 것으로, 경제가 정상화되면 금리도 정상화돼야 한다"며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제 주체들의 수익추구에 따른 레버리지가 더 진전된다면 언젠가 조정을 거치고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이를 콘트롤(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오래 가겠다는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측면에서 갖춰져야 할 것이 있어 아무리 빨리 해도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BDC는 암호자산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는 화폐 이용형태 변화에 따른 현금수급 구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장 발행 필요성은 크지 않지만 미리 대비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 형태의 화폐다. 세계 주요국을 중심으로 CBDC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는 추세에 있다. 한국은행이 진행한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업사업 공모에 △네이버 라인플러스 △카카오 그라운드X △SK 등이 입찰을 신청한 상황이다. 

한은은 이들 업체가 제출한 관련 서류를 검토, 이번 달 중 기술평가 및 협상적격자와의 기술협상 등을 거쳐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이어 내달께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에 착수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