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연제구 등대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부산 연제구 등대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의료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오는 25일 종료될 예정인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더 연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보건당국 안팎에서도 나온다. 현재 확산세를 감안할 때 4단계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정부는 주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단계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20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278명이었으나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784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최다를 기록한 것인데, 여기에 22일 0시 기준으로 청해부대 집단감염 247명까지 해외유입 확진자에 추가될 예정이어서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784명은 역대 최다 감염자수를 기록한 것으로 종전 최다 기록인 1614명(14일 0시 기준)을 일주일 만에 훌쩍 넘어선 것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는 1726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58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18만 2265명이다. 지난 15일부터 1주일 확진자는 1599명→1536명→1455명→1454명→1252명→1278명→1784명을 기록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음에도 별다른 실효를 보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확산세는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4단계 시행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사실상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은 델타 변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역당국은 아직 좀더 시간을 갖고 확산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신속하게 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지금까지 밀접접촉을 피하는 형태의 방역을 했지만 이제는 변이가 출현함에 따라 방역기준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이 기존 코로나19 보다 더 강력한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에 대응방식도 그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델타 변이의 경우 밀접접촉이 아니더라도 감염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방역당국과 의학계에서는 “델타 변이의 침투력이 기존 코로나19보다 훨씬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비수도권까지 ‘4차 대유행’의 영향을 받고 있어 방역당국은 다음 조치를 두고 고민 중이다. 단계를 올려 강력조치를 내놓으면 방역의 성공률은 올라가겠지만 경제적으로 입는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 방역당국의 강력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어 정부는 바이러스 방어와 경제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 마리의 토끼는 손에서 놓아야 한다.  이에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민주노총이 예고한 오는 23일 강원도 원주 집회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총리는 “민주노총은 방역당국의 지난 집회 참석자들 명단 제출 요청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방역에는 어떠한 예외도 있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명단제출 요청에 즉시 협조하고 대규모 집회계획을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휴가가 집중되는 7월말, 8월초가 이번 유행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발생 기준 수도권 확진자는 1175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약 68%를 차지했다. 구체적 지역별 확진자 현황은 서울 599명, 경기도는 450명, 인천 126명을 나타냈다. 이밖에 부산 100명, 대구 34명, 광주 22명, 대전 72명, 울산 18명, 세종 6명, 강원 54명, 충북 15명, 충남 48명, 전북 18명, 전남 21명, 경북 23명, 경남 86명, 제주 34명 등 전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 58명은 중국 제외 아시아 46명, 유럽 3명, 아메리카 6명, 아프리카 3명으로 이뤄졌다. 국가별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입국한 확진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내국인 23명, 외국인 35명으로 검역단계에서 29명, 지역사회에서 29명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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