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공동취재단/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입당이다. 지난 7월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치맥회동’을 했을 때만 해도 윤 전 총장의 언급은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였다. 이준석 대표는 “대동소이하다”라는 말로 윤 전 총장과 입당과 관련한 견해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윤 전 총장이 8월 초순 혹은 중순에 입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7월 30일 입당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윤 전 총장은 왜 전격적으로 입당을 결심한 것일까. 

우선 전날 한 매체에 보도된 ‘8월 2일 입당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입당설의 출처를 놓고 윤 전 총장 캠프와 국민의힘 간에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내부적으로도 관련 내용을 누가 흘렸는 가를 놓고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더 이상의 혼선을 막기 위해 즉시 입당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전광석화처럼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윤 전 총장의 스타일이 입당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것이 도화선이 됐을 뿐 입당은 시간문제였다. 우선 정체 내지는 하향 국면인 지지율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계기가 필요했다. 국민의힘 입당이 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또 쏟아지는 네거티브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입당하는 것이 낫다는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었다. 최근 윤 전 총장은 장모 법정구속에 이어 아내 김건희씨와 관련한 여러 의혹이 불거진 상태였다. 여기에 본인의 말실수도 이어지면서 수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팀을 구성했지만 법률적인 대응을 넘어서는 정무적인 대언론 대응 등을 위해서는 입당이 요구되기도 했다. 캠프에 합류한 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들도 국민의힘 입당을 조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네 가지 이유가 버무려지면서 입당했지만 입당은 곧 윤 전 총장을 새로운 시험대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검증이다. 당 주자들로부터 거센 검증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재형 홍준표 유승민 등은 국민의힘 내 양강구도를 구축하기 위해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석 대표와의 미묘한 관계가 향후 어떻게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하는 날 이준석 대표는 전남 여수를 방문하고 있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휴가 중이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의 입당 사실을 당일 아침에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저는 여러 차례 비공개 대화나 접견을 통해 입당에 대한 시각 차이를 조율했다. 8월에 출발하는 경선 버스에 한 달 전에 먼저 앉아있겠다고 한 의미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자신이 주장한 ‘비빔밥론’이 현실화했기에 좋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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