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용산역 전면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오전 서울 용산역 전면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가 전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더 강력한 변이가 출현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델타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치명적인 새 변이가 출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 매체 더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전 세계 지역에서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개발 도상국과 후진국에서는 아직 백신 1차 접종 조차 마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바이러스 확산 및 새로운 변이 출현 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현재의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델타 변이보다 더 파괴적인 변이가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번 주 새로운 마스크 지침을 발표하면서 "더 큰 우려는 새로운 변이의 출현"이라며 "기존의 백신이 듣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자 미생물학 및 면역학 전문가인 앤드루 페코츠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바이러스가 쉽게 퍼질 수 있는 지역에서 유전 물질이 변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바이러스가 자유롭게 복제되는 것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밴더필트 대학 의료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기존 백신으로는 효과가 없는 변종이 나타나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문제는 새 백신을 모두에게 다시 접종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인구 중 14.2%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을 뿐이어서 새로운 변이 출현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의학계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수두만큼 빠르게 전파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내부 문건이 공개돼 주목을 끈다.  

지난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내부 보고서를 통해 델타 변이의 전염성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일반 감기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보다 세고, 수두와 비슷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CDC에 따르면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전파력(기초감염재생산지수·R0)은 5~9 정도로 추정된다. 예방조치를 하지 않으면 환자 한 명이 5~9명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의미다. 이는 수두의 전염력과 비슷한 수치다. 

CDC는 델타 변이의 전염력이 높아 앞으로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젊은층보다 고령층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의학저널(BMJ)에 따르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력이 2.5, 알파(영국) 변이가 4이고 델타 변이 전파력을 6으로 추정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지금까지 총 132개국에서 발견됐고, 전세계적인 우세종이 됐다.

델타 변이는 전파력은 물론 치명률까지 높아 백신만으로 역부족이라는 게 의학계의 시각이다. 

영국 미국 등이 델타 변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신규 확진자의 절반을 넘어 우세종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의 70%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지만 세계 백신 접종 완료율은 여기에 현저히 못 미친다. 미국 50%, 한국 14% 수준이다.

델타 변이는 사람 간 전파가 빠른 데다 치명률도 높다. 델타 변이 감염자는 백신을 맞은 뒤에도 미접종자와 비슷한 수준의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신으로 델타 변이의 확산은 막지 못한다는 의미다.

CDC가 매사추세츠 반스터블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사례는 74%에 달했다. 

의학계에서는 변이가 계속 출현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마스크 쓰기 등 보조적인 비약물적중재조치(NPI)가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델타 변이 감염자의 초기 체내 바이러스 농도가 우한 바이러스 감염자보다 1000배 많다는 중국과 영국 연구 결과도 나왔다. 

캐나다 연구에서 델타 변이 감염자의 입원 위험은 우한 바이러스 감염자보다 120% 높았다. 다른 변이 감염자는 입원 위험이 59% 높았다. 사망 위험은 우한 바이러스와 비교해 델타가 137%, 다른 변이가 61% 컸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인류 곁에 남아 매년 영국에서만 수천 명의 인명 피해를 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델타 변이와 같은 변이가 계속 출현해 완전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임스 네이스미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집단면역이 일부 형성돼 코로나19는 급속도로 확산되지는 않겠지만 독감과 비슷한 질환이 돼 인명 피해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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