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 국민의힘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양당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안 대표는 합당에 대해 침묵을 유지중이다.

안 대표는 '플러스 통합'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어떤 행보를 보일지 추측이 분분하다.

안 대표는 최종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형성보다는 합당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합당 협상 시한을 오는 8일로 제시하고 안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안 대표의 고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본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버스에 올라타면서 제3지대의 무게감이 상당히 감쇄돼 안 대표 입장에서는 독자세력구축도 모색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당 주도의 제3지대형성도 쉽지 않고 안대표 ‘독자 출마’도 현재로서는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합당카드’ 외에 더 나은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어떤 조건으로 합당을 하느냐다.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을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선정국에 ‘야권 통합’이라는 명분을 확보해 국민의힘 주도의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다.

여기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챙길 수 있는 실익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카드를 내밀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또 국민의당 내부에서 “국민의힘 주도의 흡수 통합을 할 경우 '중도 지지 기반을 잃어버리는 마이너스 통합'이 되고 만다”고 반발하고 있는 점도 안 대표의 고민거리다.

현재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갑’의 입장을 분명히 고수하고 있다. 이에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수평관계 구축하고 ‘플러스 통합’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국민의당이 합당을 결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의 합당 고민과 관련해 국민의당 주변에서 “안 대표가 현재 군소정당인 국민의당을 이끌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안 대표 개인과 당의 입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중도층의 지지기반을 독자적으로 다지는 게 ‘을’의 입장으로 합당하는 것 보다 현명한 선택지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 대표의 합당을 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들러리만 될 뿐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합당을 하게 될 경우 안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주자들과 경쟁하게 된다.

안 대표가 경선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탈락할 경우 오히려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지지층마저 모두 잃게 될 것이라는 게 국민의당 내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안 대표가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야권의 한 인사는 5일 “컷오프 탈락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안 대표가 합당하지 않고 국민의당을 이끌고 제3지대 후보로 독자 출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인사의 말 대로 안 대표 입장에서 볼 때 “독자 행보를 걷는 게 정치적으로 존재감을 키우기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 “안 대표가 합당에 조바심을 갖지 않고 독자노선을 고집하다 대선 막판에 구원투수로 등판, 드라마틱한 ‘합당 및 단일화’ 이벤트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직 안 대표에게는 김동연 전 부총리 등 제3지대 후보들과 함께 제3지대 세력구축을 도모할 여지도 남아 있어 이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는 “이준석 대표가 버스정시출발을 내세우며 압박하는 것은 지금이 국민의힘에 있어 협상에 유리한 시점이기 때문”이라며 “여야 경선이 끝나고 대선경쟁이 본격화되면 제3지대 역할론이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국민의당의 협상 지금이 아니라 시점은 그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