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미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뒤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와 함께 지금까지 출현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보다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의 종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치명률을 낮춰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이른바 ‘위드코로나’가 유일한 길”이라는 의학계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변이의 출현으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끈 바 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진은 이날 공개한 ‘질병 발병·사망률 주간보고서’를 통해 “델타 변이가 감염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시기에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는 66%”라며 “이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기 전(91%)보다 낮아진 것이다”라고 밝혔다. 

CDC 연구진은 미국 6개 주의 의료진, 구조 대원 등 필수인력 421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 8월 14일까지 추적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기 전에는 백신 접종 완료자 2875명에서 10명의 감염자만이 나왔었다. 하지만 델타가 우세종이 된 이후에는 백신 접종 완료자 2352명 중 2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같은 주장은 센터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델타 변이가 백신 효과를 낮춘다는 보고는 앞서 이스라엘, 영국 등에서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후 백신 효과에 대한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신뢰구간이 26~84% 정도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기 전 백신 효과는 95% 신뢰수준에서 신뢰구간이 81~96%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백신 자체의 효과는 80%로 나왔다. 백신 접종 완료자 2976명 중 3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대해 의학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 산출치의 통계적 불확실성이 큰 편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C.1.2'를 확인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관영 SA뉴스와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우려되는 돌연변이를 많이 갖고 있는 새 남아공 변이는 지난 5월 음푸말랑가와 하우텡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콰줄루나탈 연구혁신·시퀀싱플랫폼(Krisp)과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등 연구단체가 발간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새 변이의 확산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변이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유럽 등 다른 7개 나라에서도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수많은 감염 희생자를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과학자들은 변이의 돌연변이가 "전염력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면서  "항체를 피할 능력도 커진 돌연변이가 많은 점이 우려되기 때문에 계통을 조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1.2는 'C.1'에서 진화한 것이다. C.1은 지난해 중반 남아공에서 1차 감염 파동 당시 지배종이었던 바이러스 계통이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을 능숙하게 분석해 2020년 자국 내에서 베타 변이도 발견한 바 있다. 최근 정점을 지난 3차 감염파동 당시에는 인도발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변이바이러스가 계속 발견되면서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형성기능을 담은 백신의 효능이 무력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무작정 코로나 종식만 기다리며 지금처럼 살아가기보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는 치명률이 낮아진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 등 다른 감염병처럼 관리하면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다만 위드 코로나 안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얼마 전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서 방역체계 관련 질의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거나 보완하기 위해서는 고령층의 경우 90% 이상, 일반 성인은 80% 이상 접종이 완료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전제조건이 되는 예방접종률을 최대한 10월 말까지 끌어올리고, 방역 및 역학 의료 대응체계를 체계화하는 등 준비작업을 진행해야 위드 코로나로 전환 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정 청장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코로나19 치료제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백신과 함께 치료제 개발에도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계획 중이다. 치료제가 나올 경우 신종플루의 전례와 같이 ‘위드 코로나’도 보편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백신과 함께 치료제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지만 제약업계는 비용 때문에 제약사가 치료제 개발을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손실보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중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 2월 고위험군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 치료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임상 3상을 바탕으로 지난 10일 ‘조건부’를 없애기 위한 허가변경을 신청했고 식약처는 심사에 착수했다.

한편 현재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셀트리온과 종근당, 대웅제약, 제넥신, 동화약품,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신풍제약, 부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뉴젠테라퓨틱스, 크리스탈지노믹스, 엔지켐생명과학, 텔콘RF제약 등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정식 품목허가 전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종근당과 대웅제약이다. 신풍제약도 지난 27일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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