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남자축구국가대표팀 조현우가 한일 친선경기를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3월 남자축구국가대표팀 조현우가 한일 친선경기를 앞두고 훈련하는 모습.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사람은 누구나 승부를 겨루면서 살아간다. 저녁내기 같은 작은 승부도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큰 승부도 있다. 하물며 스포츠 세계에서의 승부는 늘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벌어진다. 매주 목요일,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같은 행위의 반복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는 스포츠인들의 몸부림을 들여다본다.

축구에서 골키퍼의 역할 점점 더 중요해져

축구에서 골키퍼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다.

골키퍼는 11명의 선수 가운데 페널티 에어리어 안 이기는 하지만 유일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고, 수비수들을 지휘해야 하고, 필드플레이어들과 원 할한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팀이 한 골이 필요할 때는 최전방까지 나가서 골을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승부차기에서는 팀의 승부를 결정짓기도 한다.

골키퍼는 뛰어난 반사 신경, 순발력, 판단력에 수비수들과 원만하나 의사소통 능력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스위퍼 역할을 해야 하고, 빌드 업 과정에서는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야 하고 킥력도 좋아야 한다.

골키퍼의 키는 클수록 좋고, 키보다 팔다리가 긴 것이 유리하다. 축구 지능은 절대적으로 좋아야 한다.

세계적으로는 야신을 낳은 러시아(구소련)와 뱅트슨의 잉글랜드, 호르헤 캄포스 골키퍼를 배출한 멕시코에서 좋은 골키퍼가 많이 나온다.

한국 축구에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대표 고 홍덕영 골키퍼를 비롯한 고 함흥철, 아시아의 구두쇠 이세연, 변호영, 김황호, 최인영, 김병지, 2002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의 영웅 이운재, 정성룡, 김승규, 조현우 등 훌륭한 골키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승부차기의 영웅들

9월 1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전북 현대가 태국의 빠툼 유나이티드 팀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8강전에 올랐다.

전북과 빠툼은 정규 90분과 연장전 30분 등 120분 동안의 경기에서 1-1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났다.

승부차기에서 전북과 빠툼 두 팀은 1, 2번 키커가 모두 성공시켰다. 그러나 송범근이 빠툼의 3, 4번 키커의 슛을 모두 막아냈다. 전북은 4번 키 커 김진수가 팀의 4번째 골을 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송범근 골키퍼는 “이운재 골키퍼 코치가 (상대 팀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먼저 다이빙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역시 명 골키퍼는 명 골키퍼를 낳는다.

송범근은 그전까지 승부차기, 페널티킥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울산 현대는 9월 14일 울산 문수 구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경기에서 120분 동안 0대0으로 비겨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울산의 조현우 골키퍼는 2-2 상황에서 가아사키의 5번째 키커인 이에나가 아키히로가 오른쪽 구석으로 찬 공을 다이빙하며 걷어냈다. 울산 마지막 5번째 키 커 윤빛가람이 침착하게 골을 넣어 3대2로 이겼다.

가와사키는 정성룡 전 한국 국가대표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팀이다.

전(정성룡), 현(조현우) 한국 국가대표 골키퍼의 승부차기에서 현 골키퍼인 조현우가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4강전은 10월에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한국의 세 팀과 한국의 대구 FC를 꺾은 일본의 나고야 그램퍼스 등 4팀이 동아시아 8강전에 진출했다(서아시아 4팀까지 8팀이 8강 진출)

동아시아 4개국의 8강 대진은 17일 추첨으로 결정된다. 8강과 4강전 경기는 10월 17일,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월드컵 결승전, 두 차례나 승부차기로 우승팀 가려

1994년 미국월드컵 결승전은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가져 120분 동안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승부차기는 선축이 유리하다는 정설이 있는데, 이탈리아가 선축했지만 프랑코 바레시가 실축을 했고, 브라질의 첫 번째 키 키커 마르시우 산투스도 역시 골을 넣지 못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슈퍼스타 로베로토 바조가 슛을 공중으로 날리는 바람에 브라질에 우승을 헌납하고 말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결승전에서 맞붙어 결국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리게 되었다. 이탈리아로서는 12년 전 미국월드컵의 악몽 때문에 승부차기의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프랑스의 슈퍼스타 다비드 트레제게가 결정적인 순간 골대를 맞춰 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두 번의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로베르토 바조와 다비드 트레제게 두 슈퍼스타가 실축을 해서 슈퍼스타는 승부차기에 약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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