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올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반도체 호황,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뒷받침됐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2%, 영업이익은 27.94% 늘었다. 

특히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3분기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매출 역시 단일기업으로는 최초로 70조원을 넘겼다. 삼성전자의 종전 최대 분기 매출은 2020년 3분기 66조9600억원이었다. 

사업부별 구체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적을 뒷받침한 것은 반도체 부문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펜트업 효과'까지 맞물리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호황을 맞았다. 

특히 올 하반기 출시된 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이 출시 39일 만에 1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호실적을 내고 있다. 이는 갤럭시 노트10, 갤럭시S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이른 기록이다. 이어 중소형 OLED 판매가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도 실적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원화 약세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로 수출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 상승 시 외화부채와 외화자산의 당기순이익이 1744억원(법인세 효과 반영 전) 정도 증가하는 효과를 보인다.  

이에따라 올해 전체적으로 역대급 연간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02조6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5조2600억원) 대비 15.29% 증가하면서 지난 2018년 기록한 연간 역대 최고 매출 243조770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4분기에도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종전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61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보였지만 기대보다는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제한적이고, 3세대 폴더블폰 판매를 위한 마케팅 비용 상승 등 스마트폰 사업부에 부정적인 영향이 적용된 결과다. 또 메모리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부문의 경우 다운사이클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따라 4분기 실적 역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확대로 '위드 코로나'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등 반도체 가격이 연말이 될수록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D램은 가격 하락을 출하량 증가가 상쇄하겠으나, 낸드는 가격 하락이 원가 하락률을 상회하는 등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가 이날 국내 출시되는 등 갤Z폴드3·플립3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가전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업체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로 인한 일부 지역 내 생산 차질, 물류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연내 '7만전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11일 종가 기준 9만1000원, 장중 기준 9만6800원까지 올랐다가 8월 11일 이후 7만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4%) 하락한 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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