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 중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13.3%~14.2%에 그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중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604명이 답한 결과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40.3%에 달했다.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4.9%), 안철수 (4%)를 두고 4자 대결을 펼친 결과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투표한 사람의 84.2%는 다시 이 지사를 선택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의 경우 49.3%가 이 지사를, 13.9%가 윤 예비 후보를 선택했다. 윤석열 후보 대신 홍준표 후보를 내세운 가상대결 결과는 어떨까.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604명은 홍 후보를 넣은 4자 가상대결에서도 이 지사를 선택한 비율이 13.3%에 그쳤다. 홍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29.9%였다. 윤석열 후보에 비해 10.4%포인트 낮았다. 

어떤 경우든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 마뜩잖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민주당이 강조하는 ‘원팀’ 기조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번 조사가 이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 전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는 심상찮은 흐름을 보여준다.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무위원회라는 절차를 거치며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에 대한 출구를 열어줬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서는 “표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정세균 김두관 후보가 사퇴하기 전 얻은 표를 유효표에서 제외한 것에 대한 속상함이 깊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송영길 대표가 노골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편을 들어줬다고 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일베같다”는 등 해서는 안될 말을 대표가 했다는 것이다. 이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지지자의 상당수가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전에도 나온 적이 있다. 지난 7월 JTBC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30% 이상이 이낙연 후보가 최종후보가 안 되고 이재명 후보가 되면 이재명 후보를 지지 못 하겠다’고 답한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이낙연 캠프 설훈 선대위원장이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때문이다.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가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인 적이 있다. 이 후보의 인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설 의원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본 경선 이후 ‘원팀’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 이 후보의 여러 논란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은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이미 진영 간 결집이 시작됐다. 중도층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 편’을 결집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과 이 후보로서는 큰 숙제 하나를 떠안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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