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가 적용된 만트럭.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유로6가 적용된 만트럭.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뉴시안= 남정완 기자]화물차 등 디젤 차량에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화물차 운행이 당장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시중에서 요소수를 구할 수 없게 되면서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서 평상시의 5배 이상 가격으로 요소수가 거래되고 있다. 10ℓ당 1만원 꼴이던 국내 요소수 가격은 5~6만원으로 껑충 올랐다. 화물 운행 중단 사태 등을 우려해 사재기 열풍까지 번지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 10ℓ 기준 디젤 승용차는 1만~2만 km 내외, 화물차의 경우 600~700km 내외를 주행할 수 있다. 요소수는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SCR에 사용되는 촉매 환원제다. SCR은 배출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한다. 유럽 배출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 6 도입 이후 SCR를 적용한 화물차나 디젤차는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결과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원료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요소, 요소수 제조용 요소의 국내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전체 요소 수입의 66%를 중국에 의존했다. 특히 요소수 제조용 요소의 경우 88.5%에 달해 중국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상황만 놓고 보면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관련 핵심소재 수출규제 때와 양상이 비슷하다. 다만 이번 요소수 대란은 화물차 운행 등 물류 전반에 직접적인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업계는 중국 수출 제한이 지속되면 국내 요소수 재고량이 최대 3개월 안에 동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촉발된 석탄 부족은 중국 내 전력난으로 이어졌다. 또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 역시 석탄에서 추출되는 까닭에 석탄을 기반으로 하는 원자재 품귀 현상은 앞으로도 여러차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 대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업계와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수입 다변화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당장 수급 부족분을 채우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물류비용 상승으로 인해 물류 대란이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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