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메 모리야스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AP)
하지메 모리야스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AP)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아시아 축구 일등국가를 자랑하던 일본이 베트남전을 걱정할 정도로 부진하다.

일본 축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드컵 예선은 축구 초강국 브라질이나 독일,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도 본선 티켓을 따기 위해 총력전을 편다.

그러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참가하고 있는 일본축구는 유럽파들을 모두 불러들이며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좀처럼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B조에는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중국, 베트남이 한 조에 속해 있다.

일본은 9월 2일 홈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꼬이기 시작해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지만, 10월 8일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해 일찌감치 2패를 당했다. 일본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예선에서 2패 이상을 당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일본은 10월 12일 홈에서 치른 호주와의 경기에서 행운의 PK를 얻어 1대0으로 이겨 겨우 승점 6점을 챙기고 있다.

현재 B조는 4경기에서 4전 전승으로 승점 12점을 챙긴 사우디아라비아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호주(3승 1패 승점 9점)가 쫓고 있다. 일본은 오만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 차로 4위로 밀려나 있다.

일본은 오는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벌어지는 5차전 베트남전에서 반드시 이겨서 선두권 팀들과 승점 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팀의 전력도 박항서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전혀 다른 팀이 되었다.

베트남은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팀들과의 경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탈동남아’까지는 아니지만 조직력과 파이팅이 매우 좋아졌다.

베트남은 현재 B조 예선에서 4전 전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오는 11일 베트남 미딘 스타디움에서 원정 경기를 가질 일본 전력의 핵심선수들인 유럽파 선수들, 리버풀의 미나미노 다쿠미, 셀틱의 후루하시 쿄고, 삼프도리아의 요시다 마야, 아스날의 토미야스 타케히로 등 유럽파 11명을 태운 전세기가 지연돼 예정 시간 보다 10시간이나 늦게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컨디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축구협회는 유럽파 11명의 컨디션 유지와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전세기를 마련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륙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전세 비행기가 급유 문제로 러시아를 경유하면서 일이 꼬이게 된 것이다.

유럽파들이 모두 합류한 일본 축구 대표팀은 10일 하루, 손발을 맞춰 본 후 11일 베트남전에 임해야 한다.

박항서 감독은 일본 대표 선수 가운데 벨기에 헹크 팀의 이토 준야, J리그 빌셀 고베의 오사코 유야, 분데스리그 뒤셀도르프의 다나카 아오 선수 등을 견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 축구는 1990년대 이후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해 오고 있었다.

1992년 J리그 출범을 했고, 그해 일본에서 벌어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대0으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00년 레바논, 2004년 중국,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아시아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4차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이란 3회, 한국 초창기 2회 우승)

일본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첫 출전을 한 이후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6번 연속 본선 무대를 밟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16강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는 전반전에 두 골을 넣어 2대0으로 리드했지만, 후반전에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격 일변도로 나가다가 3골을 허용, 2대3으로 역전패 당한 것이 뼈아팠다. 16강전에서 일본을 이긴 벨기에는 8강전에서 브라질을 2대1로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 0대1로 패했고, 벨기에를 이긴 프랑스는 크로아티아와 결승전에서 이겨 월드컵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소집된 일본축구 대표 26명의 선수 가운데 무려 21명이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나카타 히데토시와 2018 러시아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혼다 케이스케, 카가와 신지 같은 팀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아시아축구가 평준화되어서,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고, 먼 거리를 오고 가느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럽파들 보다,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 후 대표팀에 합류한 국내파들이 더 잘 뛰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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