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하루 새 22% 폭락하며, 한때 4만2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어 있는 모습.
비트코인은 지난 4일 하루 새 22% 폭락하며, 한때 4만2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의 암호화폐 전광판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주말 사이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이더리움, 솔라나, 에이다,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의 가격까지 4일 기준 20% 이상 떨어졌다가 5일 5~10% 소폭 반등했다. 뿐만 아니라, 대체불가능토큰(NFT) 테마주로 떠오르던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은 고점 대비 35~40%나 하락했다. 일부 잡코인은 50%이상 하락했다.

한 암호화폐거래소 대표는 “올 들어 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품이 낀 측면이 있다. 단기적으론 매도 폭탄에 따른 큰 폭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희소성이 떨어지고 기술력 검증도 덜 된 알트코인의 변동성 위험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암호 화폐 가격의 급락 이유로 코인 투자자들은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의 “암호 화폐는 없어져야 한다. 현재 버블은 IT 버블보다 심각하다”는 경고를 거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 정책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커진 경제 불확실성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조기 금리 인상 발언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파월은 그동안 미국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언급했지만 최근 입장을 바꿨으며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Fed가 2017년, 2018년 금리를 올렸을 때 암호 화폐 가격이 폭락했다.  

가상자산 투자업체 샌드뱅크의 백훈종 최고운영책임자(COO)는 “Fedrk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기 종료를 시사했고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등 ‘위험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근본 원인”이라며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는 암호화폐 투자자에게도 하루 20%를 넘는 하락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라고 했다.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래티지스 창업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 고성장 기술주의 약세도 암호화폐에 악재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주식시장의 기술주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는 추세다. 오미크론 공포에다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3일 나스닥(-1.92%) S&P500(-0.84%) 다우(-0.17%) 등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게 이를 반증한다.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폭락장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도 많다. 차익 실현 또는 위험회피 목적의 비트코인 매물이 쏟아지자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청산이 발생, 현물 낙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투자자들이 주식에 이어 더 위험한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 대출업체 넥쏘 공동창업자 안토니 트렌체프는 “트레이더들의 레버리지 거래 때문에 계단식 매도 주문과 청산이 발생한다”며 “비트코인이 4만 달러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지난 7월 최저치인 3만~3만5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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