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혜선이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에 출연해 ‘MZ세대들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 캡처)
배우 신혜선이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에 출연해 ‘MZ세대들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 캡처)

“어쩔 티비 저쩔 티비 어쩔 냉장고 저쩔 세탁기, 안물 티비 안궁 티비 뇌절 티비~ 우짤래미 저짤래미 크크루삥뽕 킹정하는 부분”

[뉴시안= 이단비 대학생 기자]쿠팡 플레이에서 방송된 SNL 코리아 시즌2의 호스트였던 배우 신혜선이 뱉었던 대사다. MZ세대의 유행어로 말다툼을 벌인 이 영상은 현재 800만 조회수를 넘어가고 있다. 영상은 MZ세대가 쓰는 말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일 화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있다.

최근 신조어가 영상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초등학생들이 사용해왔던 ‘어쩔티비’는 이제 유튜브 영상 속 단골 언어가 됐다. 어쩔 티비는 ‘어쩌라고 티비나 봐’의 줄임말로 티비가 아닌 냉장고·헤어드라이기 등 각종 전자제품을 뒤에 붙이는 것이 유행이다.

TV 예능에서도 신조어를 가지고 '무슨 의미인지 아느냐'며 묻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유튜브에는 신조어 테스트 영상이 올라오며 퀴즈를 많이 맞힐수록 ‘인싸(인사이드·무리에 잘 어울리는 사람)’라고 평가한다.

유튜브에 나오는 '신조어 테스트'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나오는 '신조어 테스트'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지난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 발간한 ‘2021 방송언어 조사자료집’에 따르면 2020년부터 1년 반 동안 조사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머쓱햇', 'OO둥절', '먹OO' 등 한 프로그램 당 약 75건의 신조어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일 신조어가 생긴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용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수연(23) 씨는 “예전에는 줄임말이 대부분이라 유추라도 가능했지만 요즘은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 많이 생긴다"며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더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점메추(점심 메뉴 추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줄임말이 유행하던 시기에서 이제는 뜻도 알기 어려운 형태의 용어들이 생성되고 있다.

‘크크루삥뽕’과 같이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 대부분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플랫폼 ‘트위치 tv’는 스트리머(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에게 시청자가 도네이션을 하는 형태로 방송이 진행된다. 도네이션을 통해 시청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에게 돈을 후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크크루삥뽕, 레게노와 같은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신조어는 줄임말이 아니라 의미를 유추하기도 어려워 신조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간극을 만들었다.

스트리머 방송은 단순히 생방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보기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며 유튜브 구독자에게도 알려진다. 이를 통해 용어가 확산되며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신조어들이 더 낯설게만 여겨진다.

'신조어를 주로 누가 사용하느냐'는 물음에 이 씨는 “MZ세대도 일상생활에서는 신조어를 잘 안 쓰는 것 같다”며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 스트리머 유튜버 영상을 많이 보는 사람들이 주로 쓴다”고 말했다.

최유진(23)씨는 "결국 신조어에 대한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나뉜다"며 "나보다 나이가 있는 언니가 신조어를 더 잘 알고 있을 때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그만큼 여러 문화가 생겨났다. 수많은 유행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그걸 모두 따라잡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신조어 사용이 유대감 형성에 도움이 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최 씨는“신조어를 알고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며 “신조어나 유행어를 모르면 어색한 분위기가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번은 대학교 동기가 인터넷 밈(인터넷에서 확산되는 문화 요소)을 장난으로 말했는데 난 그걸 잘 모르던 상태라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신조어를 배우는 것도 이제는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MZ세대 조차도 요즘의 유행 속도를 따라가기가 버겁다. 각종 매체에서는 그 유행을 더 부추기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