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야구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야구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제5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WBC 대회는 흥행 면에서는 종전의 4개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출전 선수 600명 가운데 메이저리거는 168명(28%)에 달하고,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 등 MVP 출신이 8명이나 되는 등 스타플레이들이 대거 출전해 매 경기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덕분에 야구장을 찾은 관중이 역대 최대 관중의 두 배가 넘는 100만 명을 돌파했고, 미디어 송출량도 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WBC 대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출전한 선수들이 미국·일본·한국에서 열리는 본격적인 리그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 난조를 겪는 경우가 속출하면서다. 

푸에르토리코의 에드윈 디아스 선수는 도미니카를 꺾고 8강 진출 확정 직후 그라운드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하다가 무릎 슬 개가 파열되어 수술을 받는 바람에 시즌 아웃됐다. 에드윈 디아스는 최고구속 160km를 던지는 뉴욕 메츠의 마무리 투수로 몸값만 1750만 달러에 달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뉴욕 메츠는 마무리 투수를 부상으로 잃으면서 리그 운영에 큰 지장을 받게 됐다.

한국 대표팀도 고우석 투수가 훈련 도중 MRI(자기공명영상) 정밀검사 결과 오른 어깨 회전 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 근 염증이 발견돼 오는 4월 1일 열리는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고우석의 결장으로 한국은 호주·일본전에 패해 3대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고, LG트윈스 역시 리그 초반 투수 로테이션이 어려워졌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 방식도 문제가 됐다.

대회 초반 조직위원회가 꾸린 8강 대진에 따르면 A조 1위-B조 2위 대결(게임1) 승자가 B조 1위-A조 2위(게임3) 승자와 만나게 돼 있었다. C조 1위-D조 2위(게임2)와 D조 1위-C조 2위(게임4)는 다른 블럭에 배정됐다. 다만, ‘일본이 2라운드에 진출하면 순위와 관계없이 8강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일본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 원래 순서대로 진행한다’, ‘미국이 2라운드에 오르면 8강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라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이같은 단서가 붙은 이유는 관중 동원 능력이 뛰어난 미국과 일본이 4강에서 맞붙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WBC가 진정한 야구 최강을 가리는 대회가 아닌 '장삿속 이벤트'로 오해받는 이유다. 

이같은 이유로 국제야구계에서는 WBC 대회 폐지 또는 프리미어12와 같이 정규 리그가 끝난 11월에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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