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초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1프로야구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초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15일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기아 타이거즈 이의리와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투수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올 시즌 타자 쪽에서는 뚜렷한 신인왕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이의리, 김진욱 투수는 9억 팔 신인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투수와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의리와 김진욱이 선발로 출전하고 있지만, 장재영은 팀에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키우기 위해 일단 불펜으로 활용하고 있어서 신인왕 후보로 조금 밀려나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김진욱과 이의리의 선발 맞대결은 올 시즌 신인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시기가 절묘하다.

기아와 롯데 두 팀은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는 롯데가 8대0 완봉승을 거뒀고, 어제 경기는 기아가 2대2 상황에서 12회 연장 1사1, 3루에서 김민식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최원준이 홈을 밟아 3대2로 이겨 4연패를 탈출했고, 두 팀 간의 대결도 1승 1패가 됐다.

또 롯데와 기아 두 팀 모두 4승 5패로 공동 6위를 달리고 있어서 오늘 경기에서 이기는 팀은 중위권으로 올라가고, 패하는 팀은 하위권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이의리-김진욱 가운데 이기는 선수가 데뷔 첫 승을 올리면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패하면 일단 상처를 남기게 된다.

◆ 프로야구 출발은 이의리의 판정승

기아 타이거즈 이의리와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투수의 프로 출발은 김진욱이 한발 앞섰다. 김진욱이 계약금으로 3억7000만원을 받았지만, 이의리는 3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발은 이의리가 좋았다.

이의리는 지난 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3안타 2실점으로 잘 막았다. 반면 김진욱은 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5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두 선수 모두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들인 박병호(이의리, 투런 홈런), 이정후(김진욱, 싹쓸이 2루타, 박병호 적시타)에게 당했다.

김진욱은 팀에서 한 경기 투구 수 100개, 한 시즌 100이닝 이내, 이의리는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것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

◆ 아마추어 맞대결 성적은 김진욱 우세

김진욱과 이의리는 아마추어 시절인 2020년 6월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상대 팀으로 만났다.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 고교야구대회 1회전이자 주말야구 왕중왕전에서 광주일고의 이의리는 선발, 강릉고 김진욱은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국내 각 언론 기자들도 마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취재하듯이 몰려들었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도 한국 최고의 고교 왼손 투수들을 한 자리에서 보기 위해 목동 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이의리는 예정되었던 것처럼 광주일고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와 3분의 2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김진욱은 강릉고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6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고 팀의 완봉승(5대0)을 끌어냈다.

당시는 이의리 보다 김진욱의 명성이 2019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우완투수 소형준(유신고)을 제치고 최동원 상을 받아 약간 우세했다.

김진욱은 고등학교 2학년 1년 동안 고교야구 최다승(11승)과 최다 탈삼진(132개) 기록을 갈아치우고 21경기 11승 1패 91이닝 132탈삼진 19사 사구 ERA 1.58 9이닝당 탈 삼진율 13.05를 기록했다.

◆ 최동원-선동열 맞대결은 1승 1무 1패

기아 이의리 롯데 김진욱이 좌완 특급신인들의 맞대결이라면 그 둘의 대선배 해태(기아)의 선동열과 롯데 최동원은 우완 특급 투수들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1986년 4월, 최동원 선동열의 첫 대결은 선동열이 완봉승(최동원 완투패)을 거뒀다. 그해 8월, 이번에는 최동원이 완봉승(선동열은 2실점 모두 비 자책점)을 올려 두 선수는 1승 1패 상황에서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3번째 만났다.

그 경기는 프로야구 40년 사상 최고의 혈투로 불린다. 15회 연장 끝에 2대 2 무승부로 끝났는데, 최동원은 209개, 선동열은 232개의 공을 던졌다. 나중에 ‘퍼펙트게임’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