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TS 세트' 출시를 맞아 '보라해', '스위트 칠리', '케이준' 등 한글명이 새겨진 패키지와 인증샷을 남기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박은정 기자)
'The BTS 세트' 출시를 맞아 '보라해', '스위트 칠리', '케이준' 등 한글명이 새겨진 패키지와 인증샷을 남기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맥도날드)

[뉴시안= 박은정 기자]대한민국 맥도날드 매장이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덤)들의 힐링공간이 됐다. 맥도날드 매장 입구에 설치된 보라색 풍선과 파티용품이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아미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31일 점심, 맥도날드과 방탄소년단과 함께 출시한 'The BTS 세트'를 먹어보기 위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맥도날드를 다녀왔다.

평소에도 자주 방문했던 지점이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The BTS 세트 주문을 위해 줄을 서 있는데, 매장에 BTS의 신곡  'Butter'가 흘러 나왔다. 맥도날드 직원은 "행사 기간인지라 BTS 노래를 틀고 있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The BTS 세트는 BTS 멤버들이 좋아하는 △맥너겟 10조각 △후렌치 후라이 △음료 △스위트칠리·케이준 소스 등으로 구성됐다. 스위트칠리·케이준 소스는 한국맥도날드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한국어 표기 그대로 전 세계에 제공돼 더욱 의미가 있다. 가격은 5900원이다.

다만 The BTS 세트에는 햄버거가 제외돼 있다. 햄버거까지 즐기고 싶다면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이 세트에 햄버거까지 주문하면 1만원 조금 넘는다. 

맥도날드가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The BTS 세트'를 출시했다. (사진=박은정 기자)
맥도날드가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The BTS 세트'. (사진=박은정 기자)

주문한 The BTS 세트가 드디어 나왔다.

우선 햄버거 세트에서 느껴지는 보라색 빛이 눈길을 끈다. 맥도날드는 BTS 로고와 함께 보라색을 중심으로 The BTS 세트 패키지를 꾸몄다. 보라색은 아미를 상징하는 색상이다. 맥너겟과 후렌치 후라이 등은 기존 맥도날드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였다. 

이날 맥도날드 매장에서 The BTS 세트를 주문해 먹는 고객들은 흔히 볼 수 있었다. 연령대와 남녀노소 상관없이 즐겨 먹는 모습이었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BTS 팬은 아니지만 SNS에서 유명하길래 주문했다"며 "원래 치킨너겟을 좋아하는데 세트로 구성돼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7일 The BTS 세트 출시 이후, 세계 각지 아미들은 SNS에 '#보라해' 해시테그를 달며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보라해'라는 표현은 BTS 멤버 뷔가 만들고 아미들이 널리 사용하는 신조어다. 뷔는 2016년 팬미팅에서 "무지개의 마지막 색이 보라색인 것처럼 마지막까지 상대방을 믿고 서로 사랑하자"라고 말했고 이런 의미로 "보라해"가 쓰이고 있다.

아미들은 "BTS 세트 보라해", "BTS 덕분에 오랜만에 맥도날드 햄버거 먹는다", "BTS 세트는 소스가 진짜 맛있다", "아미라면 바로 먹어봐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맥도날드와 방탄소년단이 함께한 The BTS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맥도날드)
맥도날드와 방탄소년단이 함께한 The BTS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맥도날드)

The BTS 세트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판매한다. 한국에서는 오는 6월 30일까지 판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일본에서 출시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 RM은 지난해 미국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행사에서 상을 받은 후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으로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왜 중국의 희생은 존중하지 않느냐"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트콤 '프렌즈' 특별편에 등장했으나 중국에서 이들의 출연 분량을 모두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BTS가 한국전쟁 발언으로 중국에서 공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에서는 혐한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일본 극우 매체에서는 과거 멤버 지민이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출연하고, RM이 SNS에 광복절 기념 트윗을 남긴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2018년 일본 TV 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출연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맥도날드 측은 "BTS 세트는 글로벌 본사에 판매를 요청한 국가에만 출시한다"며 "중국·일본 등이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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