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김진영 기자］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원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도부와 윤석열 후보 측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국민의힘 내부에서 들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 상황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갈등의 핵심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둘러싼 조직개편이다. 
이를 두고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뜻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등판 가능성에 힘을 실으면서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윤석열 캠프 물갈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공동선대위원장설까지 불거지면서 당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 심화되고 있는 갈등을 두고 김 전 위원장의 등판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기존 윤석열 캠프의 구성원을 전부 다꾸는 ‘물갈이’가 갈등의 핵심 키워드다. 

당 지도부는 윤석열 후보 캠프 기존 멤버들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원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당이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야 하며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호가 진짜 ‘원팀’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캠프의 전면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석열 후보 측의 입장은 기존 캠프 구성의틀을 바꾸기 어렵고 기존 캠프를 중심으로 당의 원팀이 조직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캠프 ‘전면교체’보다 ‘확대개편’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윤석열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후보는 기본적으로 '당 중심 선거'에는 무조건 찬성”이라면서 “하지만 당 주도의 인선을 통해 선발된 소수정예가 대선운동 전체를 장악하는 것은 향후 집권 후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소수 측근에 의한 유사독재형태의 정권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윤석열 후보가 캠프의 인선 주도권을 놓지 않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당 지도부와 윤석열 후보 간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병준 전 위원장에 대한 공동선대위원장 제안 소문도 야권에서 돌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경선 기간 조언을 구했던 김병준 전 위원장과 지난 주말 만찬을 하며 합류를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을) 만나 제안을 했다는 말이 들린다“는 질문에 ”만나뵌 것은 맞는다"면서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당 일각에선 선대위 인선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대선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4선 중진의 권영세 의원은 최근 SNS로 "당의 주요인사들이 선대위 구성을 놓고 자리다툼으로 비칠만한, 심지어 후보를 압박하는 듯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며 "의도야 어떻든 비판을 받기 딱 좋은 행태"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