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고객님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고객님의 상해 시 카드 결제대금이 면제되도록 롯데카드가 야심차게 준비한 크레딧 커버 서비스’에 소비자들 역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상품 만든 X은 진짜 천재”라고.

해당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이해한 서비스 내용은 이렇다. ‘고객이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경우 카드 사용요금을 최대 5000만원까지 면제, 이는 우수 고객을 위한 ‘무료’ 서비스’라는 것이다.

우수고객을 위한 ‘유료’ 서비스

그러나 웬걸, 카드 요금 결제내역을 확인한 고객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무료로만 알았던 서비스 명목으로 사용 요금이 청구된 것. 롯데카드로부터 전화를 받은 소비자 A씨는 직원의 권유로 크레딧 커버 서비스를 가입했다. 가입 과정에서 A씨는 가장 중요한 추가비용 유무를 물었고, 당연히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뒤 카드 명세서를 확인한 결과 18000여원이 크레딧 커버 서비스 요금으로 빠져나갔다며 불만을 표했다. 

소비자 B씨도 롯데카드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고 몇 번의 거절 끝에 크레딧 커버 서비스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보험도 아닌데 이런 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우수고객에게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상담 직원의 현란한 설명에 가입에 응했다고 한다. 물론 전화 통화에서 유료서비스임을 안내받은 기억은 없고, 차 후 카드 결제내역을 확인하고서야 수수료 여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롯데카드가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한 크레딧 커버 서비스는 매 달 카드 결제금액의 0.55%를 이용료로 납부하면 고객의 각종 상해 시 사고일 12시까지 발생한 미상환 카드대금을 면제해 주는 ‘유료’ 서비스였다. 소비자들은 서비스 가입을 권하는 전화통화에서 추가 요금을 물었지만 ‘별도 사용요금이 없다’는 대답이 있었다며 롯데 측의 ‘낚시성’ 마케팅을 지탄했다.

´있다´고 말해도 ´없다´고 들리는 요금설명

그러나 롯데카드 관계자는 “전화로 가입 권유 시 이용요금에 대해 알리지 않으면 계약이 성립이 될 수 없는만큼 요금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되고 있다”며 “다만 전화상으로 얘기를 하다 보니 전화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흘려들을 수 있다. 그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신청 뒤 30일 이내에 해지를 하면 결제된 부분에 대해 환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추가요금을 묻는 소비자들의 질문에도 수수료가 없다고 답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 부분은 녹취파을을 확인하면 알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소비자 B씨의 경우는 본인의 녹취기록을 확인한 결과 수수료에 대한 직원의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속사포 랩’으로 읽어 준 약관 내용 속에서 수수료 부분은 등장과 동시에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는 것. 대부분의 전화 내용은 결제비 면제에 집중돼 있고, 유료 서비스임을 명확하게 밝힌 부분은 없다고 한다. 

이 서비스가 ‘천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여기 있다. 무료인 줄 알았던 이 서비스는 결국 매 월 사용요금의 0.55%, 즉 연 이자 6.6%를 내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혜택은 최대 5000만원 면제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지만, 일반 직장인의 경우 월 카드 결제금액이 몇 천만원을 넘기는 일은 드물다. 더욱이 사고 당일까지의 미상환금액이 소멸되는 것인 만큼 사고로 인해 추후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알바라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인터넷 상에는 “롯데카드 크레딧커버 서비스? 무료라길래 잠결에 가입했는데 돈 빼가네” “이 상품 절대 가입하지 마세요” “그냥 주는 서비스인냥 고객에게 던져 놓고 뒤통수 치듯 알아듣지도 못하는 속사포 랩으로 유료보험에 대한 녹음을 하는가? 정말 기분 나쁜 롯데카드” 등 해당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글들이 많다.

물론 이에 대한 악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서비스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도 있다. 적은 수수료를 내고 사고 발생 시 큰 혜택을 받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다는 평이 있다. 그 중에도 눈에 띄는 글이 있다. 한 누리꾼은 “돈나간다고 안좋은거라 생각하는 멍청한 사람들이 꽤 많다”며 “(난) 총 1200만원 정도 면제받았다. 똑똑하게 살아라”는 글을 남겼다. 이 누리꾼은 평소 10만원 정도의 카드 사용을 하면서 월 500원 가량의 서비스 수수료를 내 오다가 가벼운 자동차 사고를 당했고, 이 기회에 사고 당일 현금서비스, 카드론, 제품 구매 등으로 카드를 사용하고 1200만원 가량의 요금을 면제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한 사이트에 이 글을 게재한 ‘임현상’이라는 소비자 외에  ‘하승진’이라는 이름의 소비자와 닉네임 ‘bboyltj84’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똑같은 경험을 했고, 세 사람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같은날 비슷한 시각, 서로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기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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