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10대 그룹의 지난해 계열사 간 거래 중 수의계약을 통한 매출이 13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 수의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것.

국내 재벌들은 총수와 그 가족들이 대부분 지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그 결과 해당계열사는 단기간에 회사를 성장시켜 부의 편법승계 및 재산증식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재벌닷컴이 2011 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계열사간 체결한 거래계약 4천987건 중 85.3%인 4천254건이 수의계약이었다. 이같은 수의계약으로 발생한 내부거래 매출은 132조9천793억 원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은 임대차, 하도급 등을 계약할 때 경매 혹은 입찰을 거치지 않고 발주자가 거래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여 맺는 계약으로, 10대그룹의 수의계약 실태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수직계열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의 계열사간 수의계약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정치권에서도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에 과세를 하는 등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벌의 계열사 간 수의계약은 부당한 일감몰아주기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개선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특히 시스템통합(SI), 광고, 물류, 서비스 등 경쟁입찰이 가능한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이 경쟁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공정위가 SI 분야의 일감몰아주기로 적발된 SK C&C에 대한 첫 제재를 시작으로 중소기업의 경쟁기회를 막는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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