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 아픈 환자나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을 보살피는 돌봄노동자들의 수고는 값지다. 하지만 정작 돌봄노동자 자신들은 사회로부터 제대로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건강연대와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돌봄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대책위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5개 직종의 돌봄노동자 5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돌봄노동자의 대부분은 여성으로, 12시간 맞교대 근무 혹은 24시간 장시간 노동을 했다. 반면 임금은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 장애인활동보조인, 요양보호사가 21%에 달했고, 나머지도 대부분 200만원 미만의 소득을 벌여 들였다.

또 직업의 특성상 환자나 장애인, 아이들을 안고 내리고 하는 일이 잦은 만큼 조사대상의 60% 이상이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돼 있었다. 정신건강 또한 심각성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경한 우울 이상 증상을 보이는 이들은 36.51%를 차지했고 중등 우울이상증상도 18.72%였다.

지난 2005년 예방의학회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정신건강수준은 건강군 5%, 잠재적 스트레스군 73%, 고위험군이 22%였던 것에 반해 돌봄노동자의 경우 고위험군이 37%를 넘었다.

특히 간병, 요양보호사들의 경우 12시간 맞교대, 24시간 장시간 노동 등으로 수면시간의 부족을 초래했다. 정상 여성의 수면의 질 평균이 3.7점, 교대 야간근무를 하는 경찰도 7.2점 인 반면 간병인의 수면의 질은 9점대를 보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토록 열악한 조건에 처해있는 돌봄노동자들의 문제를 알리고 돌봄노동자들 간 연대를 다질 것”이라며 오는 20일 돌봄노동자대회 개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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