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평론가] ‘종신 축구 대통령’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이 대한체육회의 ‘2017 스포츠 영웅’에 선정되어서 ‘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매년 스포츠 영웅을 선정하는데, 3 단계를 거치는 등 비교적 객관적인 기준을 내세워 차츰 권위가 생기고 있다.

‘스포츠 명예의 전당’ 역대 가입자 면면을 보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딴 레슬링의 양정모, 1965년 한국 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을 만든 민관식, 여자농구 최초의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의 주역 박신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올림픽 은메달의 레슬링 장창선, 여자피겨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등 한국 스포츠 계의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세계 스포츠에는 메이저리그와 골프의 ‘명예의 전당’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는 10년 이상 현역으로 뛰고, 은퇴 후 5년이 지난 선수에게 피 선거권을 주는데,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서 10년 이상 취재를 한 야구전문기자가 투표를 해서 75퍼센트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만 미국 뉴욕 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 and Museum)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명예의 전당 가입은 올림픽 금메달 이상 가는 최고 명예

대개 투수는 200승이나 300세이브 이상 타자는 3,000안타 또는 300홈런 정도는 기록해야 후보에 오를 수 있다. 박찬호는 124승으로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지만 승수가 모자라 명예의 전당후보에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나 아무리 성적이 뛰어나더라도 결정적인 흠이 있으면 아예 후보에 오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메이저리그에는 모두 19명의 선수가 승부조작, 도박 또는 약물 복용 등으로 영구제명 된 상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피트 로즈다. 피트 로즈는 현역시절 4256개의 안타를 쳐서 메이저리그 최다안타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역 선수에서 은퇴한 3년 후인 1989년 8월 신시네티 레즈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일로 인해 메이저 리그에서 영구 추방 되었다. 물론 명예의 전당 후보에서도 자동 탈락이 된 상태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과는 달리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의 명예의 전당’에는 한국 선수가 2명이 가입되었다. 1951년 이후 27명의 선수만이 가입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박세리와 박인비 선수가 가입되어 있는 것이다. LPGA 명예의 전당에 가입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 LPGA에서 활약해야 하고, 27포인트를 따야 한다.

일반대회 우승은 1점, 메이저대회 우승은 2점 그리고 평균최저타수 선수에 주는 베어트로피 상과 올해의 선수상은 각각 1점씩이다.

LPGA 명예의 전당에는 2명이 가입 돼 있어

또한 27포인트 가운데 베어트로피와 올해의 선수상 그리고 메이저대회 우승 3가지 가운데 반드시 한 가지 포인트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메이저대회 우승이나 베어트로피 상, 올해의 선수 상 하나 없이 일반 대회 30승 40승을 올려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LPGA 모두 이 같이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에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 보다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치인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누가 들어갈 수 있을까?

모든 스포츠인들의 꿈이 올림픽 금메달 인 것처럼, 정치인들의 최종 목표는 대통령이다.

따라서 정치인으로서는 올림픽 금메달에 해당되는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정치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인물을 알아보고자 한다.

정치인 명예의 전당은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기틀을 잡았지만 ‘4사5입’으로 영구집권을 하려 했고, 내각제 하의 총리로 9개월의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정권을 맡았었던 장면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냈으나 우유부단 했다. 윤보선은 경무대를 청와대로 바꾼 것 밖에 없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박정희는 산업화와 비민주화의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규하는 검소하고 깨끗했지만 매사에 소극적이고 그릇이 작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전두환은 스포츠인들에게는 존경을 받을지 몰라도 국민을 상대로 총부리를 겨눈 살인마로 불리우고 있고, 노태우는 보통사람을 표명한 ‘가발 쓴 전두환’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김영삼은 금융실명제 실시, 하나회 해체 등의 결단력이 있었지만 IMF 사태를 불러 일으켰고, 김대중은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아들들의 비리혐의로 끝내 민주당까지 탈당해야 했다. 노무현은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뤘지만, 측근들의 비리로 퇴임 이후 자살을 해야 했고, 이명박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버스환승제 등 획기적인 아이템이 잇따라 성공해서 대통령이 되었지만 4자방(4대강비리, 자원비리, 방산비리)으로 퇴임 이후에도 시달리고 있다. 박근혜는 재직 중의 비리로 금메달을 박탈당했고, 문제인은 이제 막 금메달(대통령 당선)을 목에 걸었기 때문에 5년 동안의 검증기간을 거쳐서 퇴임 이후에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들 가운데 과연 누가 ‘정치인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