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이번 주(6월12일~14일)는 국내(지방선거, 13일), 국제(싱가포르 북미회담, 12일) 스포츠(러시아 월드컵 개막, 14일) 등으로 근래 드물게 국내외에서 가장 화젯거리가 많은 한 주가 될 것 같다.

그 가운데 지방선거와 북미회담은 단일 이벤트로 끝이 나지만 월드컵 축구대회는 한달(6월14~7월15일) 이상 지구촌을 뜨겁게 달궈놓게 된다.

월드컵 축구대회는 동, 하계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4대 메가 스포츠대회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축구대회는 어느 메가 대회보다 집중도가 높다.

동,하계 올림픽은 육상, 수영, 스피드스케이팅, 축구,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이 치러진다. 그리고 육상도 100m, 200m 같은 트랙종목과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등의 필드종목 그리고 마라톤 경보 같은 도로 종목으로 분산된다.

그러나 월드컵 축구대회는 오로지 ‘축구’ 한 종목만 치러지기 때문에 집중력이 가장 뛰어나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6월14일 개최국 러시아 대 사우디아라이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오는 7월15일 결승전까지 한달 동안 지구촌을 온통 축구로 물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관점에서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회를 지켜봐야 더욱 재미가 있을까?

첫째,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여부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와 같은 F조에 속해 있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의 3경기의 객관적인 전력은 모두 뒤진다.

독일과 정상적으로 맞붙어서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멕시코에게도 승산은 많지 않다. 다만 스웨덴이 독일과 멕시코 보다는 승점(이기면 3점 비기면 1점)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유럽예선에서 줄곧 4;4;2로 싸운 스웨덴을 상대로 스리백을 사용 할 것 같다.

지난 5월27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서서 3골을 허용 했지만, 그 후 20일 가까운 시간이 있어서 조직력을 더 끌어 올리면 해 볼만 하다고 본다.

그러나 신 감독이 포백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마 스웨덴에 원톱(사실상 스리톱)으로 나오면 포백으로 대항하게 된다.

스리백 때는 김영원 장현수 윤영선, 포백은 박주호 장현수 김영권 이용이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스웨덴과의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실제로 신태용 감독도 자신의 축구인생을 걸 것이다.

만약 스웨덴을 잡으면 16강 가능성이 50퍼센트로 올라가고 비기면 또 다시 멕시코 전에 두 번째 축구목숨을 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패하면 사실상 16강은 물 건너간다고 봐야 한다.

한국이 천신만고 끝에 F조에서 살아남아서 16강에 올라간다고 해도 E조(브라질 스위스 코스타리카 세르비아)전에서 1위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다퉈야 하기 때문에 그 이상 진출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둘째, 한국과 독일 본선 최다 해트트릭 헌납 어느 팀이 경신할까?

한국과 세계최강 독일 축구는 치욕적인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 팀에게 각각 4번씩 해트트릭을 얻어맞은 것이다. 독일은 서독 시절 포함해서 4번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2조 예선에서 헝가리에게 3대8로 대패를 당할 때 헝가리 콕시스 선수에게 4골을 허용한 것과 1958년 스웨덴 월드컵 프랑스와 3~4위 전에서 당시 13골을 넣은 프랑스 퐁테느 선수에게 4골이나 얻어맞고 3대6으로 패한 경기였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2조 예선 첫 경기 막강 헝가리 팀에게 0대9로 패할 때 콕시스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당했고, 같은 대회 터키(0대7패)의 브르한 선수에게도 역시 해트트릭을 얻어맞았다.

그 후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A조 예선 이탈리아(2대3패)와의 경기에서도 알토벨리 선수에게 3골을 내리 허용 했었다. 그리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E조 예선 스페인과의 경기(1대3패)에서는 미첼 선수에게 3골을 허용해 모두 4번의 해트트릭을 당했다.

한국은 지난 5월27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는 보스니아의 1m72cm의 단신 공격수 에딘 바슈차 선수에게 내리 3골을 내주고1대3으로 패했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도 한국과 독일 모두 5번째 해트트릭을 당할 가능성이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독일보다는 한국이 당할 확률이 10배는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독일과 브라질 경기의 승자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은 지난 2014 자국에서 치러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1대7로 참패를 당했다.

당시 브라질이 독일에 대패를 당한 이유는 몇 가지로 분석이 되는데, 첫째는 공격의 핵 네이마르와 수비의 중심 티아고 실바의 부상 결장이다.

네이마르는 준준결승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수비수 후안수니가의 무릎에 척추를 골절당해 병상에 누워서 브라질 축구가 침몰당하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지켜봐야 했다.

브라질은 독일에게 전반 23분, 24분, 26분 그리고 29분 등 6분 사이에 내리 4골을 내 줬는데, 만약 수비의 리더 티아고 실바가 있었다면 선수들이 그렇게 맨붕 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티아고 실바가 빠진 중앙 수비수 단테와 루이스가 흔들리면서 수비가 크게 위축되었다.

두 번째는 스콜라이 감독이 2선 라인을 지나치게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2선을 많이 공격쪽으로 끌어 올리니까 수비와 사이 폭이 넓어지면서 독일 선수들이 침투할 여력이 생겼다.

새번째는 역시 독일의 철저한 분석, 통계 활용 등의 세밀한 분석에 브라질이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이제 러시아월드컵에서 이변이 없는 한 독일과 브라질이 16강전 이후에 또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일은 유럽예선에서 10전 전승을 했지만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할 때보다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은퇴하는 등 전력이 약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질(0대1패), 오스트리아(1대2 역전패)와의 평가전 성적도 좋지 않다. 그러나 브라질은 오른쪽 중족골 수술을 받은 네이마르도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리고 디테 감독 부임 이후 수비가 탄탄해 졌다.

브라질은 알리송 골키퍼를 필두로 미란다, 마르퀴뇨스를 비롯해 마르셀루 등이 수비에서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오며 조직력을 키웠다. 폭 넓은 활동량으로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한방 능력까지 갖춘 파울리뉴와 포백 앞에서 수비를 보호하는 카세미루의 활약 역시 브라질 수비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넷째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은?

국제무대에 G7또는 20이 있다면 월드컵 축구에는 G8이 있다. 월드컵에서 우승 맛을 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독일,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그리고 이번 대회 예선 탈락을 한 이탈리아다.

월드컵에는 G8외에 우승을 하려면 유럽컵이 바로미터가 된다. G8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스페인은 2008 유럽컵 우승,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 2014 유럽컵 우승 등 메이저대회를 3연패 하면서 G8 행렬에 가담했다.

그렇다면 G8 국가 외에 G9으로 가담할 국가는?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은 2016 유럽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1대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세계최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건재하고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기 때문에 월드컵 정상에 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포르투갈이 G9행렬 가담에 실패한다면 예선 탈락한 이탈리아를 제외한 기존의 G8국가에서 우승팀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100퍼센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독일이 우승을 하면 브라질과 나란히 5번 우승을 하게 되고, 브라질이 정상에 오르면 6번 우승으로 다시 달아나게 된다.

그밖에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3번째,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는 각각 2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유럽예선 10전 전승에 컨페더레이션스 컵 우승의 독일, 네이마르의 복귀로 완전체를 이룬 브라질, 음바페, 지루, 포그바 등 요즘 핫한 젊은 선수들이 포진한 프랑스 등 3팀 가운데 한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제5의 축구성인(聖人)이 탄생할 것인가?

국제축구계는 브라질의 펠레,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독일의 베켄바워 그리고 네덜란드의 고 요한 크루이프를 ‘4대 聖人’으로 추앙한다.

펠레는 브라질이 1958년 스웨덴 월드컵, 1962년 칠레 월드컵 그리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등 3번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브라질은 줄리메 컵을 영구히 보유하게 되었다.

펠레는 축구를 예술의 경지까지 승화시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환상적인 드리블, 자로 잰 듯 한 패스 그리고 정확한 슈팅력 등 축구 선수로서의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때 주역이었고, 특히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하프라인부터 드리블을 해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슛을 성공시킨 장면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나온 2379골 가운데 가장 환상적인 골로기록 되고 있다.

베켄바워는 서독이 1974년 서독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때 주역 이었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는 독일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베켄바워는 브라질의 자갈로와 함께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 우승 맛을 본 유이한 사람이다.

요한 크루이프는 펠레, 마라도나, 베켄바워와는 달리 월드컵 우승 경험이 없다.

1974년 서독월드컵 결승전에서 네덜란드 팀을 이끌고 서독과 싸웠으나 1대2로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리무스 미헬스 감독이 창안한 토틀 축구를 완성시켰고, 그 공로로 베켄바워를 제치고 1974년 발롱도르 상을 수상했다. 그래서 월드컵 우승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축구의 4대성인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러시아월드컵에서 앞서 펠레 등 축구의 4대 성인 못지 않은 업적을 쌓아가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두 선수 가운데 한명이 소속국가를 우승 시키면 축구의 ‘5대聖人’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여섯째, 득점왕과 독일의 토마스 뮐러 역대 최다 골 경신할 것인가?

프랑스 축구의 한 획을 그은 티에리 앙리는 “내 아들에게 축구를 가르친 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가 아니라 토마스 뮐러에게 배우라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독일의 토마스 뮐러의 축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창조적인 축구를 한다. 그리고 골 문 앞에서 골 냄새를 잘 맡는다.

토마스 뮐러가 과연 러시아월드컵에서 몇 골을 넣어서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선수가 갖고 있는 월드컵 최다골인 16골에 접근할 것인가?

토마스 뮐러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5골(3어시스트)을 넣어 신인왕이 되었다. 그리고 2014브라질 월드컵에서도 5골을 넣어 통산 10골을 기록하고 있다.

뮐러는 팀에서 페널티킥도 전담하고 있어서 골을 넣을 기회가 많다. 뮐러는 빠르면 러시아월드컵 아니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배 클로제가 갖고 있는 월드컵 최다 골(16골)을 경신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가 러시아월드컵에서 몇 골을 터트릴 것인가?

그러나 월드컵 한 대회 최다 골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퐁테느 선수가 기록한 13골인데, 당분간 그 기록은 깨트리기 어려울 것 같다. 퐁테느 선수가 출전할 때 만 해도 월드컵 본선에 16개국만 출전해 예선 3경기, 8강전, 4강전 결승전(3~4위 전) 등 최대 6게임만 치렀다.

최근의 득점왕은 2014 브라질 대회 때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 6골,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의 토마스 뮐러 5골, 2006 독일월드컵 독일의 미로슬로프 클로제 6골 등 6골 안팎에서 득점왕이 가려지는 추세다.

역대 최소 골로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1934년 2회 이탈리아 월드컵, 이탈리아의 스키아비오, 체코의 네에들리 그리고 독일의 코넬 선수가 기록한 4골이다.

일곱째 개최국 러시아는 역대 최고성적을 올릴 것인가?

월드컵 개최국으로 최악의 성적을 남긴 나라는 의외로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처음으로 개최했었던 1950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1대2로 역전패를 당해 월드컵 첫 우승을 뒤로 미뤄야 했다.

브라질은 두 번째 개최했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1대7로 역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했고, 3~4위전에서도 네덜란드에게 3-0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의 한국(4위), 1930년 1회 우루과이 대회 우루과이, 1934년 2회 이탈리아 대회 이탈리아, 1966년 영국 대회 영국, 1974년 서독대회 서독,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아르헨티나, 1998년 프랑스 대회 프랑스 등은 모두 개최국으로 우승(한국만 4위)을 차지해 개최국 덕을 봤다.

러시아월드컵 개최국 러시아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소련이라는 이름으로 첫 출전해서 4조(브라질 잉글랜드 오스트리아)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와 2대2로 비겼다. 소련을 두 번째 경기에서 오스트리아에게 2대0으로 이겼지만 브라질에게 0대2로 패해 1승1무1패로 8강에 올랐다. 그러나 홈팀 스웨덴에게 0대2로 져서 준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소련은 전설의 골키퍼 야신이 활약하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소련은 북한, 이탈리아, 칠레와 4조에서 싸웠는데, 북한과 첫 경기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고 칠레와 1대1로 비긴 후 강호 이탈리아를 1대0으로 제압해 2승1무로 8강에 올랐다. 소련은 8강에서 헝가리를 2대1로 제압하고 준결승전에서 서독에 1대2로 패해 3, 4위전으로 밀려났다.

소련은 3, 4위 결정전에서 에우제비오가 활약하던 포르투갈에 1대2로 패해 4위에 머물렀다.

이후 소련은 러시아로 바뀌어 월드컵에 도전했는데, 1994년 미국월드컵 본선에서 1승2패, 2002 한일월드컵 본선에서 1승2패로 각각 탈락했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한국과 1대1로 비기는 등 2무1패로 역시 탈락했다.

과연 개최국 러시아는 홈그라운드 잇점을 살려 역대 최고의 성적인 4위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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