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샹드 마르스 공원에서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크로아티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프랑스가 4대 2로 승리,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프랑스 파리 샹드 마르스 공원에서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크로아티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프랑스가 4대 2로 승리,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전문가 칼럼=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아트 사커’ 프랑스가 2018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제3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프랑스는 2018년 7월16일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에서 4대2로 이겨,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이 자국에서 열린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린 대회였다면 러시아 월드컵은 첫 원정 월드컵 우승이었다.

이제 프랑스는 브라질(5회 우승), 독일과 이탈리아(4회 우승)에 이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와 함께 월드컵을 2회 우승한 ‘빅 6’국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프랑스는 메이저대회 첫 우승도 1984년 자국인 프랑스에서 열린 ‘유러 1984’였다.

그래서 자국에서만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러 2000’ 우승 이후 두 번째 메이저대회 원정우승을 이뤄낸 것이다.

잉글랜드가 축구의 종주국임을 자랑하고 있고, 브라질이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면 프랑스는 축구에 조직(월드컵과 유럽 컵을 만든 줄리메와 들로네)을 불어넣은 축구에 관한 한 막대한 지분을 갖고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항상 경기력에서는 의문부호가 따라 다녔다.

브라질이 월드컵 5회 우승과 펠레, 자일징요, 호나우두, 호마리우, 네이마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끊임없이 배출해오고 있고, 잉글랜드도 1966년 영국월드컵 우승, 세계최고의 프리미어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유러 2000’우승을 제외하고는 ‘유러 84’ ‘1998년 월드컵’ 등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뿐이었다.

 

영국과 브라질에 밀려

또한 ‘리그 1’이라 불리는 프랑스 리그도 독일의 분데스리그, 이탈리아의 세리 A,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그, 그리고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 밀려 제5의 리그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번 러시아월드컵 우승으로 제3의 전성시대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때 13골로 단일월드컵 최다 골을 기록한 퐁테느와 코파, 피안티니 등 당대 최고의 축구선수들을 한꺼번에 배출해 세계정상을 노렸지만, 펠레라는 전설적인 선수를 보유한 브라질에 밀려 3위에 그치고 말았다.

당시 프랑스는 2조 예선에서 파라과이를 7대3으로 물리치고 8강전에서 북아일랜드에 4대0, 3위 결정전에서 서독에 6대3으로 이기는 등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23골을 터트려 게임당 3.8골의 무시무시한 골 결정력을 자랑했었다.

프랑스가 제1의 전성기를 맞은 것은 미셀 플라티니가 예술축구를 구가하던 1980년대 초, 중반이었다.

미셀 플라티니는 주장으로 출전한 ‘유러 84’ 벨기에 유고슬로비아 전에서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9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프랑스를 메이저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까지 이끌었다.

당시 프랑스 대 포르투갈의 준결승전은 역대 메이저대회 사상 최고의 대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이봉 주르 선수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우고도 연장전 끝나기 직전에 터진 플라티니의 극장 골로 포르투갈을 3대2로 제치고 결승전에 올랐었다.

그러나 미셀 플라티니도 프랑스를 월드컵 정상까지는 올려놓지 못했다.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윌토르, 트레제게의 기량이 절정에 이르던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 2000’을 연속해서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 후 프랑스는 세대교체에 실패해 2002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약체 세네갈에 0대1로 패하고 우루과이와 0대0으로 비기더니 A조 마지막 경기에서 덴마크에게도 0대2로 져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했다.

프랑스는 포르투갈에서 벌어진 ‘유러 2004’ 8강전에서 우승팀 그리스의 짠물축구에 희생당해(0대1패) 탈락했다. 당시 주축 멤버도 98 프랑스월드컵 우승의 주역들(지단, 앙리, 트레제게 등)이었다.

프랑스는 2006 독일월드컵 준우승(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3대5 승부차기 패)을 끝으로 지난 10여년 간 대표 팀의 단골 멤버들인 지단 앙리 등이 은퇴를 하면서 세대교체기에 돌입했다.

그 후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열린 ‘유러 2008’ C조 예선에서 네덜란드(1대4), 이탈리아(0대2)에 패해 조 예선에서 탈락했고, 2010남아공월드컵에서도 멕시코(0대2), 남아공(1대2) 등 약체에게도 패하면서 A조 예선을 넘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

프랑스는 폴란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유러 2012’에서는 8강전에서 우승팀 스페인에 0대2로 패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8강전에서 우승팀을 만나(독일 0대1패)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프랑스는 ‘유러 2016’ 유치 경쟁에서 터키와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개최권을 따내 세 번째 우승을 노렸다.

자국에서 벌어진 유러 2016 준결승전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챔피언 독일을 2대0으로 제압했지만 결승전에서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에 0대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제 프랑스는 ‘유러 2016’ 준우승, 2018 월드컵 우승 등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전 진출로 제3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 우승 멤버를 보면 앞으로 4~5년은 더 전성기를 누릴 것 같다.

이번에 프랑스를 월드컵 정상으로 이끈 디디에 데상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유러 2000’에서 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할 때 주장을 맡았다.

데상 감독은 브라질의 자갈로, 독일의 베켄바워와 함께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제패한 3명 가운데 한명으로 이제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러시아 월드컵 영 플레이어 상을 받은 만 19살의 킬리앙 움바페, 앙투앙 그리즈만(27세) 폴 포그바(25세) 사뮈엘 움티티(22세), 프레스넬 킴 펨베(22세) 등 팀의 주역들이 아직 20대 초중반이다.

이제 프랑스는 2020년 6월12일부터 7월 12일까지 한달동안 벌어지는 ‘유러 2020’에서 메이저대회 5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유러 2020은 사상 처음 독일 뮌헨, 잉글랜드 런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코틀랜드 스레스고 등 12개 국가 12개 도시(프랑스 제외)에서 열릴 예정이다.

결승전 6골은 역대 2위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나온 6골(프랑스 4골, 크로아티아 2골)은 역대 결승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이었다.

결승전에서 가장 많은 골이 터진 대회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의 7골 인데 당시 브라질은 펠레의 2골을 포함해서 5골, 스웨덴은 2골을 넣었었다.

1회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2018 브라질 월드컵 까지 21번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77골이 터졌다.

월드컵 결승전에서 게임당 3.66골이 나온 셈이다.

그런데 월드컵을 10회까지 전반, 11회 이후 21회 대회까지를 후반으로 분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회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10회 1970년 브라질 대회까지 10번의 대회에서 45골이 나와 게임당 4.5골이 나온 반면, 11회 1974년 서독 대회부터 21회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11번의 대회에서 모두 32골 밖에 터지지 않아서 게임당 2.9골로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각국 축구 대표 팀의 수비력이 매우 좋아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결승전에서 골을 허용하면 패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그 만큼 소극적인 플레이를 한 것으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월드컵 결승전에 무승부로 끝나서 승부차기를 했었던 것은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0대0 무승부를 이룬 끝에 브라질이 승부차기에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그 대회는 막강 공격력의 브라질 팀이 결승전에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골이 터지지 않은 유일한 결승전이었다.

또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1대1 무승부를 이룬 끝에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5대3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자책골은 이번 러시아 대회가 처음

크로아티아는 러시아월드컵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했다.

전반 18분 프랑스 그리즈만의 프리킥을 만주키치 선수가 헤딩으로 처낸다는 것이 크로아티아 골문으로 빨려 들어 간 것이다.

월드컵 결승전에서 자책골이 나온 것은 러시아월드컵이 처음이었다.

1966년 영국월드컵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영국의 허스트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결승전 해트트릭은 허스트 선수가 유일하다.

허스트는 영국이 0대1로 뒤지던 전반 18분 동점골, 그리고 2대2 동점에서 연장전에 돌입, 연장전반 10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런데 그 당시 허스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수직으로 떨어진 것을 서독의 수비수가 쳐냈는데, 과연 볼이 골라인을 통과 했었느냐 못했느냐 실랑이를 벌였는데, 당시 주심 디엔스트는 처음에는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였으나 부심과 상의를 한 후 골로 선언했다.

그 골은 지금까지도 서독에서는 억울해 하고 있다. 그러나 허스트는 연장 후반 주심이 경기종료 휘슬을 불기위해 막 호루라기를 입에 물었을 때 왼발로 추가골을 터트려 해트트릭을 완성 하며 영국의 4대2 우승을 이끌었다.

그 결승전에서는 영국의 보비 찰튼과 잭 찰튼 형제가 함께 뛰어서, 1930년 1회 우루과이 대회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후안 에바리스토와 마리오 에바리스토 형제 이후 두 번째 형제선수가 함께 뛴 결승전으로 기록되어 있다.

결승전에서 정규시간 90분, 연장전 30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해서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린 것은 두 번 있었다.

1994년 미국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이었다.

1994년 미국월드컵은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0대0 무승부를 이룬 끝에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이 이겼는데, 당시 이탈리아 최고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바조가 결정적인 실축을 해서 명선수는 페널티 킥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이어가기도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가졌다. 결과적으로 이탈리아가 프랑스에 5대3으로 이겼는데,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제게가 두 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실축(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나왔다)을 했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 연장전 경기 도중 이탈리아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박아서 결국 퇴장을 당했는데, 지단까지 월드컵 결승전에서 4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했는데,

결승전 연장전 퇴장은 지단이 처음이었다.

프랑스 우승으로 유럽 대 남미 12대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이제 월드컵의 유럽 대 남미의 우승비율은 21개 대회 가운데 12대9로 3대회 차로 유럽이 앞서게 된다.

유럽은 독일, 이탈리아(각각 4번씩), 프랑스(2회), 스페인 잉글랜드 등 5개국이 12번, 남미는 브라질(5회),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각각 2회) 등 3개국이 9번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2006년 독일월드컵 이탈리아 우승 이후 스페인(2010남아공), 독일(2014 브라질) 그리고 이번 러시아 대회 프랑스 등 4대회 연속 유럽대륙이 월드컵을 가져감으로써 이제 세계축구의 헤게모니가 완전히 유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다.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국가도 이번에 크로아티아가 가세함으로서 기존의 체코, 헝가리, 스웨덴, 네덜란드까지 모두 13개국으로 늘어났는데, 13개국 가운데서 10개국이 유럽이고 남미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3개국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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