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증을 떠나보내며/대프니 머킨 지음/김재성 옮김/뮤진트리/1만7000원
나의 우울증을 떠나보내며/대프니 머킨 지음/김재성 옮김/뮤진트리/1만7000원

[뉴시안=조현선 기자] 소설가이자 에세이 작가 대프니 머킨이 고통스러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과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성년 이후의 삶을 그렸다. 

머킨은 “절망은 항상 흐리멍덩한 것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실은 절망에도 나름의 빛이 있다. 그것은 마치 달빛 같은, 얼룩덜룩한 은빛이다.” 라고 표현했다. 임상 우울증을 앓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개인적 차원에서 생생하게 묘사하며, 바로 이 이상한 빛을 포착한다.

머킨은 세 번 입원했다. 첫 번째는 아동 우울증으로, 세월이 흘러 딸을 낳은 뒤 산후 우울증으로. 어머니가 사망한 뒤 강박적인 자살 생각으로.

어릴 때부터 시작된 머킨의 우울증은 평생 계속됐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유년기의 박탈감에서 고도로 기능하는 삶을 살았다. 우울증이 ‘치유’되지는 못해도 관리할 수 있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저자는 “우울증의 반대는 상상도 못할 행복이 아닌 대체적인 자족감, 이 정도면 괜찮다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어둡지만 생기 넘치는 이 책에서 머킨은 평생 마주해온 쓰라린 슬픔뿐만 아니라, 어려서부터 일종의 보상책으로 꽃피워온 책에 대한 사랑과 작가로서의 삶을 함께 묘사한다.

자신의 질환이 어떻게 변화해왔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예민한 이해를 바탕으로 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겪지만 좀처럼 털어놓지 않는, 여전히 오명에 둘러싸여 있는 이 질병을 더할 나위 없이 솔직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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