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평가전 한국 대 이란의 경기, 황의조가 선취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조(FC 지롱뎅 드 보르도)와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선수가 연일 승전보를 전해와 월드컵 축구대표 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황의조는 지난 10월6일 2019~20 프랑스 리그앙 9라운드 툴루즈 FC 원정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슛이 얼마나 통렬했는지, 골키퍼가 볼의 곡선을 그대로 서서 지켜만 봐야 했다.

황의조의 3번째 골로 보르도는 툴루즈에 3대1로 이겨 4승3무2패 승점 15점으로 파리 셍제르망, 낭트, 앙제 팀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황의조로서는 지난 8월25일 프랑스 무대 데뷔 골에 이어 41일 만에 터뜨린 리그 2호 골이었다.

더구나 황희찬 선수가 최근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잇따라 골을 터트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터에 나온 골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 황의조, 황희찬에 항상 앞서

황의조는 황희찬에 항상 한발 앞서 있었다.

국가대표 팀에서는 더욱 그랬다. 황의조는 국가대표 29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며 ‘빛의 조’ ‘갓의 조’ 라고 불리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9골을 터트리며 한국 팀을 금메달로 이끌며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황의조는 2018년 한 해 동안 국가대표, 아시안게임대표 그리고 소속팀의 47경기에서 무려 33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기량을 발휘, 결국 일본의 감마 오사카 팀에서 프랑스 FC 지롱뎅 보르도 팀으로 이적 했다.

황희찬 선수는 스피드와 돌파력은 탈 아시아 급이지만 플레이가 거칠어 황의조에 나이 차(27살, 23살)이 만큼 모자랐었다.

국가대표 팀에서 터트린 골도 28경기에서 황의조의 3분의1에 해당되는 3골 뿐이었다. 그러나 잘츠부르크 팀으로 복귀한 후부터 드리블이 세련되어 지고, 패스도 정화해졌다. 슈팅을 때릴 때와 패스를 할 때의 순간 판단력도 좋아졌다. 그만큼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희찬은 지난 6일 레드불 아레나에서 벌어진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10라운드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라인도르프 알타흐의 경기에서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뒤 후반 41분 쐐기 골을 터뜨리며 팀의 6-0 대승을 도왔다.

잘츠부르크 레드불의 황희찬(왼쪽)이 2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E조 리버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황희찬은 0-3으로 지고 있던 전반 39분 만회 골과 후반 11분 두 번째 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팀은 3-4로 패했다. (사진=뉴시스)

◆ 황희찬 ‘역대 급 골’로 단숨에 스타급 선수로 두각

황희찬은 그 골로 ‘리그 5호 골’이자 ‘시즌 7호 골’을 터뜨리며 11경기에서 17공격 포인트(7골 10도움)이라는 경이적 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그에 앞서 황희찬 선수은 2019~20 UEFA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예선 2차전에서 자신의 축구인생을 바꿀만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골을 터트려 유럽 축구계를 뒤흔들어 놓았었다.

황희찬은 지난 10월3일 리버풀 홈구장에서 벌어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스 대 잉글랜드 리버플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2차전 팀이 0대3으로 뒤지던 전반 39분 만회골을 넣었다.

잘츠부르크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리버플에 내리 3골을 허용, 0대3으로 뒤지던 전반 39분, 황희찬 선수가 리버풀 오른쪽 페널티에어리어 안 쪽에서 버질 판데이크를 왼발 페인트 모션으로 제친 다음, 오른발로 통렬한 역대 급 골을 성공 시켰다.

당시 판데이크는 황희찬의 페인트에 속아 넘어지고 말았다.

황희찬이 농락한 리버풀의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 선수는 세계최고의 수비수(센터 백)로 인정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판데이크는 손흥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도 한 번도 똟지 못한 ‘통곡의 벽’이었는데, 황희찬에게 당한 것이다.

리버풀은 판데이크 선수의 든든한 수비력으로 인해 챔피언스리그 5게임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다가 황희찬 선수에게 골을 허용한 후, 내리 2골을 더 얻어맞고 3대3으로 끌려가다가 후반 23분 살라가 결승골을 터트려 겨우 4대3으로 이겼다.

◆ 10월10일 스리랑카, 10월15일 북한 전에서 승부

벤투 호는 10월10일 오후 8시 화성 종합 타운에서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H좋 최종예선 2차전을 갖는다.

스리랑카는 이미 북한과 홈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0대2로 패했었다. 따라서 한국과 스리랑카의 객관적인 전력은 3골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0월10일 북한과의 원정(김일성 경기장 오후 5시) 경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북한과의 공식경기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친선 경기에서 16전 7승8무1패(1990년 평양, 1대2패)만을 기록하고 있다. 월드컵 예선 성적만 보면 3승3무.

객관적인 전력은 피파랭킹 37위인 한국이 113위인 북한에 한 골 정도 앞서지만, 원정경기인데다, 인조잔디라는 변수가 있다.

북한은 김일성경기장에서 14년간 무패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7만 관중의 열띤 응원도 우리에게는 부담이 간다. 대표 팀이 북한에게 기록한 유일한 패배 또한 1990년 김일성 경기장에서 치러진 친선경기였다.

북한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B조 경기에서 2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스리랑카와 원정경기에서 2대0으로 이겼고, 레바논과 김일성 경기장에서 치른 홈경기도 역시 2대0을 이겼다. 북한은 2경기에서 4골을 넣고 한 점도 실점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투르크메시스탄과의 원정경기에서 2대0으로 이겨 승점 3점만을 챙기고 있다.

벤투 감독이 북한 전에 한국 팀의 공격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한창 물이 오른 황의조, 황희찬 선수를 어떻게 기용하고, 어느 선수가 골을 터트릴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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