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프라카리(왼쪽 세번째) WBSC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예선라운드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응용 KBSA 회장,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 커미셔너,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 홍보대사.(사진=뉴시스)
리카르도 프라카리(왼쪽 세번째) WBSC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4월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예선라운드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응용 KBSA 회장,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 커미셔너,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 홍보대사.(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도쿄올림픽(2020년 7월 24일 개막)이 9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개최국 일본은 30개 안팎의 금메달로 미국, 중국과 종합 1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 스포츠계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가 내놓은 만연한 각종 비리 척결, 폭력과 성폭력 근절 그리고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균형 발전, 체육 행정 시스템 선진화 요구 등으로 어수선한 시기를 보내며 내년 최악의 성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는 한국이 태극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처음 나선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 최대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 할 여지는 있다.

일본이 국기로 내세우거나, 자존심을 걸고 있는 종목 즉 야구와 남자 마라톤 그리고 남자축구에서 카운터펀치를 먹이는 것이다.

남자 마라톤은 케냐 귀화 선수 오주환이 지난 19일 벌어진 경주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08분 42초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해 컨디션을 회복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주환의 최고기록은 2016년 서울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세운 2시간05분13초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라톤에 당근책을 내걸었다.

2015년, 일본실업단 육상 경기 연합회가 마라톤 일본 신기록을 세운 선수에게 1억엔(약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3년만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2018년 2월 도쿄 마라톤에서 시타라 유타가 2시간6분11초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9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오사코 스구루가 2시간5분50초로 일본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구루는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2시간 5분대에 입성했다.

◆ 남자 마라톤 오주환 더위에 강해 일본 선수들과 해 볼만

그러나 일본 마라토너들은 더위에 약하다. 오주환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면 3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 치러질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들과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자축구는 언제나 일본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무대에서는 더욱 구원(舊怨)이 있다.

일본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당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가마모도를 앞세워 동메달을 획득 했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두 번째 메달을 노렸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에 패하고 말았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이미 2019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남미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세 이하 선수들을 출전시켜 큰 경험을 쌓게 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 팀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2018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지도력을 인정받았었고,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축구는 올림픽 내년 1월 태국예선 통과해야

김학범 호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2020년 태국(1월8일~26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소한 준결승전에 진출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모두 16개국이 출전해서 4개 팀씩 4개 조로 나눠서 각조 1,2위 8팀이 8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한국은 조별리그 C조에서 우즈베키스탄, 중국, 이란과 격돌하는데, 3팀 모두 만만치 않다. 특히 그동안 약체로 평가 되었었던 중국이 거스 히딩크 감독을 10개월 만에 경질하고 중국여자 축구대표 팀 수석 코치였던 하오웨이 감독을 새로 영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2018년 중국대회 결승에서 연장전 끝에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을 2-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U-23 대표 팀과 역대 전적에서 8승1무1패로 크게 앞서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1승1패로 맞서고 있다.

한국은 김봉길 전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2018년 1월 U-23 챔피언십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1-4로 대패했다. 우즈베키스탄에 당한 유일한 패배였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선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황의조(보르도)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전에 올랐었다.

한국은 또 중국을 상대로도 10승3무1패로 앞서고 있고, 이란을 상대로도 5승1무2패로 앞서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만약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면 23세 이하 선수 외에 와일드카드에 많은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이는데, 손흥민, 김민재, 황의조, 황희찬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 가운데 3장의 와일드카드를 쓰게 될 것 같다.

◆ 야구, 11월6~9일 고척 돔 ‘프리미어 12’ 운명 걸려있어

문제는 야구다. 야구는 타이완에서 벌어진 2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할 2장의 티켓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대학과 고교생 위주로 대표 팀을 선발, 일본 대만은 물론 중국에게도 밀렸다.

중국에게는 예선에서 승부치기 끝에 3대4로 졌고, 3,4위전에서는 6대2로 앞서다가 8회에 대량실점(6점)을 당하는 바람에 6대8로 역전패 당해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티켓을 놓쳤다.

이제 ‘프리미어 12’에서 오세아니아(호주), 아시아(대만) 국가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려야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11월6일부터 9일까지 고척 돔에서 벌어지는 ‘프리미어 12’에서 C조 예선 3게임, 호주(6일), 캐나다(7일) 쿠바(8일)전을 갖는데, 호주와의 경기가 매우 중요해졌다. 일단 호주가 예선 탈락하고 우리나라가 조 1,2 팀 2팀에게 주어지는 2라운드(슈퍼라운드) 진출 티켓을 따야 한다.

그리고 대만에서 벌어지는 B조 예선에서 대만이 일본,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에 밀려 예선 탈락해야 한다.

만약 대만이 예선을 통과하면 2라운드(슈퍼라운드)에서 대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고척 돔에서 벌어지는 예선 경기에서 호주가 2라운드에 오르고 한국이 탈락하면 한국야구의 도쿄올림픽 행은 무산된다.

한국야구는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 6팀이 겨루는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를 제압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금메달을 따는 시나리오를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야 하는데, 그래서 고척 돔에서 11월6일부터 벌어지는 프리미어 12 1라운드가 더욱 중요해 진 것이다.

◆ 일본 프로야구 올림픽 기간 동안 쉬기로

일본야구는 도쿄 올림픽 기간 중 소프트볼 종목이 시작되는 내년 7월22일부터 8월13일까지 NPB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은 아시안게임에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 팀을 파견해왔으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이름으로 전원 프로야구 선수로 대표팀을 꾸렸었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가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금메달을 목표로 ‘리그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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