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 북한강에서 전지훈련 중인 조정선수들이 힘차게 노를 저으며 훈련에 임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강원 화천 북한강에서 전지훈련 중인 조정선수들이 힘차게 노를 저으며 훈련에 임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2020 도쿄올림픽이 더운 날씨와 방사능 폐기물 그리고 욱일기 반대 등 3대 악제에 시달리고 있다. 더운 날씨 때문에 마라톤과 경보는 이미 도쿄에서 수백 km나 떨어진 삿포로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7월과 8월, 도쿄는 섭씨 30도 중반을 훌쩍 넘는다. 반면 삿포로는 북쪽에 위치해있어 도쿄보다는 많이 선선하다.

도쿄 올림픽 여자 마라톤 결승은 8월 2일, 남자 마라톤 결승은 9일에 열린다. 그러나 남자 마라톤은 폐회식 일정 등으로 인해 하루 이틀 앞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는 후쿠오카 원전 폭파로 인한 ‘방사능 폐기물’로 인한 선수들의 건강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또 욱일기 문제도 한국과 중국 등 2차 세계대전 피해국들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퍼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일부 언론도 욱일기가 과거 일본군의 상징으로 사용됐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고 지금도 일본 내에서 군국주의와 국가주의의 상징으로 등장한다면서 반입 허용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해명 자료를 일본어, 영어판에 이어 한국어판으로도 게재하기로 해 더욱 더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

◆ 부산시가 가장 먼저 움직여

방사능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불과 60여㎞ 떨어진 곳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종목의 일부 경기가 진행되기로 한데다가, 태풍의 여파로 방사성 폐기물이 유실되면서 허술한 관리체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본과 이웃나라인 한국은 상대적으로 날씨가 좋고, 방사능 폐기물로부터도 자유로운데다 시차 적응도 할 필요가 없어서 ‘올림픽 직전 전지 훈련지’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0 도쿄올림픽을 9개월 여 앞두고 전국의 각 지자체 들이 올림픽 참가국 전지훈련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곳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었던 부산시다.

부산은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이다. 시차적응을 할 필요가 없고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아시아드 종합운동장 등 국제 수준의 경기장과 훈련장이 잘 마련돼 있다.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치료를 위해 인제대학교 해운대 백병원 등 최상급의 의료시설과 5성급 호텔이 경기장(훈련장) 근처에 마련돼 있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 재주는 일본이 부리고, 배는 한국이 불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개최했었던 인천시는 싱가포르 사격 국가대표팀이 도쿄올림픽 대비 현지적응을 위한 전지훈련지로 인천을 선택해 지난 10월 24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미니 전지훈련을 마친 상태다. 싱가포르 사격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또다시 인천시를 찾아서 훈련을 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시는 인천시체육회와 함께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해외 국가대표팀의 최적 전지훈련 장소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을 포함한 지역의 대표적인 20개 안팎의 체육시설을 인천의 주요관광지와 연계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박태환 수영장 그리고 강화도 고인돌 체육관 등을 관광 상품과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싱가포르 사격선수단이 옥련국제사격장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인천관광공사)
싱가포르 사격선수단이 옥련국제사격장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인천관광공사)

제주도는 스위스 철인3종 즉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 앞서 내년 7월 서귀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기로 결정 했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현재 서귀포 지역에 조성한 스포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영, 축구, 육상, 철인3종 종목 국가대표팀 전지훈련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제주도, 천혜의 조건 ‘전지훈련지 각광’

강창학구장과 서귀포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제주월드컵경기장, 등 천연잔디구장과 서귀포트레이닝 센터 등을 활용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전 세계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도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제주에서 도쿄를 연결하는 직항항공 노선이 있어서 각국의 올림픽 대표 팀 전지 훈련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국군체육부대가 있는 문경시는 이미 한국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도쿄올림픽 특수를 누릴 여건을 잘 갖추고 있다.

문경시는 2020년 도쿄올림픽 등 해외 전지훈련 단 유치를 위해 국군체육부대 및 종목별 단체와 협력해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를 통해 유치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부산, 제주도와 함께 많은 올림픽 전지훈련 대표 팀을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각 종목 특화된 시와 도 즉 핸드볼의 삼척, 배드민턴의 진주, 농구의 삼천포 등 해당종목의 각국 올림픽 대표 팀 전지훈련지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어서 한국이 ‘도쿄올림픽 특수’를 예상보다 많이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