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현선 기자］LG전자가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최근 듀얼스크린 폰을 필두로 일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이어 8K 올레드 TV를 ‘외국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 출시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LG전자는 자사 주력 제품임 8K 올레드(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모델명 88Z9)’를 요도바시카메라, 빅쿠카메라 등 현지 유통 업체가 운영하는 주요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유력 매체들에게서 호평이 쏟아진 제품이다. 3300만 개 이상의 화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더욱 섬세한 화질을 표현할 수 있다. 해상도는 ▲화소 수 ▲화질선명도 모두 국제 표준의 기준에 만족하는 수준으로 최근 불거진 해상도 관련 ‘8K TV 전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화질선명도는 약 90%를 자랑해 국제 표준 기준치인 50%를 훌쩍 넘기는 수준으로 선명한 8K 해상도를 자랑한다.
문제는 일본 시장은 외국산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국산 제품 외엔 잔인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이다.
반전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본 시장은 올레드 TV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올레드 TV 매출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에 불과하지만 올해 일본 TV 전체 매출액 중 올레드 TV의 비중은 역대 최대치인 20%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8K 해상도와 세계 최대 88인치를 자랑하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선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일본 내에서도 8K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기대되는 점이다.
LG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5G 상용화를 앞둔 가운데 중국의 샤오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LG듀얼스크린2’를 내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지난 8일 LG전자는 LG G8X ThinQ(국내 모델명: LG G50S ThinQ, 이하 G8X씽큐)와 LG듀얼스크린을 통해 일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 G8X씽큐는 소프트뱅크 매장, 전자제품 양판점 등 일본 주요 도시에 위치한 5000여 개 매장에서 판매되면서 현지 리뷰어 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4G(4세대 이동통신) LTE 모델로 출시된 LG G8X씽큐는 국내에서는 5G를 지원하고 있는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5G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5G가 상용화되지 않은 일본에서 4G 모델로 출시한 것이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G8X씽큐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4G LTE 휴대폰 중 최초로 유일하게 듀얼스크린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세미 폴더블폰’이지만 가격은 5만5400엔으로 약 60만 원에 불과하다. 이에 듀얼스크린을 활용한 게임 위주의 마케팅이 효과가 있다면 과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전자가 일본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일본이 내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LG G8X ThinQ를 통해 일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해 추후 5G 스마트폰 판매의 길잡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멀티태스킹 기반으로 고도화되면서 콘텐츠 사업자들도 이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하는 추세다. 일본 현지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출시한 농구경기 생중계 앱 ‘바스켓Live’가 인기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경기 영상과 사용자가 중계방송을 보는 동시에 선수들의 개인성적을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올초 국내 이통사가 선보인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와 유사하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화면 두 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폼팩터인 LG 듀얼스크린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모바일 경험이 일본 시장에서 LG스마트폰의 위상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일본 내 반응은 긍정적이다. 출시를 앞두고 현지 매체를 초청해 제품 설명회를 진행한 결과 현지 언론들은 LG G8X ThinQ의 높은 실용성과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성능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LG전자는 "일본 주요 이통사들과 내년초 5G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급을 위해 지속 협력하고 있다"면서 "5G를 계기로 향후 일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