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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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기영노편집위원]프로스포츠의 ‘스토브리그’는 선수이동, 연봉계약, 동계훈련 3대요소로 이뤄진다.

올 시즌 선수이동은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연봉계약은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모 그룹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가 가장 깔끔하게 끝냈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손승락은 구단의 제의를 승낙하지 않고 끝내 은퇴를 선언했고, 부자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간판스타 구자욱을 고급 냉장고 한 대 값인 3000만원 때문에 체면을 구기게 만들었다. NC 다이노스의 김진성 선수는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지난해 보다 4000만원이 깎인 연봉에 사인을 한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지 하루 만에 보따리를 싸서 귀국해 버렸다.

키움 히어로즈는 2020 시즌에 뛸 45명과 연봉협상을 별다른 잡음 없이 일찌감치 끝냈다.

팀의 간판 박병호의 연봉은 지난해 1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33퍼센트나 인상되었다.

프로야구 연봉 1억원 시대를 처음 연 선수는 외국선수로는 고 장명부가 1985년 삼미 수퍼스타즈로부터 1억484만원을 받은 것이 최초다. 그리고 국내선수로는 1993년 기아 타이거즈의 전신 해태 타이거즈의 선동열 투수가 1억500만원을 받아서 처음으로 연봉1억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제 프로야구는 연봉이 20억 원을 넘어야 ‘초특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야구(FA 포함)에서 연봉 20억 원이 넘는 선수는 4명 뿐이다.

2017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면서 4년간 150억(계약금 50억, 연봉 25억)을 받아 연봉 25억원 시대를 열었는데, 25억원은 지금도 최고연봉이다.

그 뒤를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 투수가 2017년 팀의 통합우승으로 연봉이 15억 원에서 8억 원이 오른 23억 원이 되었고, 올해까지 3년 동안 계속해서 23억원을 받고 있다. 그 뒤를 NC 다이노스 양의지 선수가 두산 베어스에서 FA로 옮기면서 4년간 125억원(계약금 45억 원, 연봉 20억원)을 받았고, 이번에 박병호가 4번째로 20억 원 대열에 올랐다.

김하성 이정후 연봉 신기록

키움 히어로즈는 박병호 외에도 2번의 연봉신기록을 경신 했다.

김하성 선수가 지난해 3억2000만원에서 71.9퍼센트 오른 5억5000만원을 찍었는데, 프로야구 7년차 최고연봉이었다. 종전기록 류현진(당시 한화), 나성범(NC) 4억3000만원을 무려 1억2000만원이나 넘어섰다.

이정후도 지난해 2억3000만원에서 69.64퍼센트 오른 3억9000만원을 받게 되었는데, 4년차 역대 최고연봉 2억4000만원(한화 류현진)을 무려 1억5000만원이나 초과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총 연봉이 지난해 52억8천300만원에서 20.7퍼센트(10억9300만원)이 오른 63억7600만원이 되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기아 타이거즈 등 다른 9개 구단과는 달리 모 그룹이 없는 구단이다.

모그룹이 있는 구단들은 홍보비 조로 매년 200억원 안팎의 지원을 받는데, 키움 히어로즈는 거의 모두 자체 광고수입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키움 증권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500억원(매년 100억원)씩 지원을 받으며 네이밍 라이츠를 행사할 수 있게 했고, 다른 수십개의 중소기업으로부터 100억 원에 가까운 광고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키움 프런트는 ‘앵벌이’라고 자초 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키움은 또한 소속팀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발생하는 이적료(포스팅)와 다른 팀들과의 현금 트레이드나 복합트레이드(선수와 돈을 얹어서 바꾸는 것)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테일러 모터, 연봉 35만 달러로 외국선수 최소

키움 히어로즈는 팀 전력의 30퍼센트가 넘는다는 외국선수 농사도 가장 효율 적으로 짓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팀으로 간 재리 샌즈는 지난시즌 타점 1위(113), 장타율 3위(0.543),홈런 4위(26개)를 기록하며 외국선수로는 유일하게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상을 받았는데, 연봉이 겨우 50만 달러 였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한 테일러 모터 선수는 연봉이 35만 달러로, 10개 구단 외국선수 가운데 가장 적다. 160만 달러를 받는 LG 트윈스의 타일러 윌슨의 4분의1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모터는 올해 잘 하면 내년에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자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모터는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템파베이 레이스에 17라운드로 선발 되었고, 메이저리그 3년 경험이 있다. 포수 포지션을 제외한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맨이다.

키움은 2명의 투수 에릭 요키시(13승9패 방어율 3.13), 제이키 브리검(13승5패 방어율 2.96)과도 순조롭게 재계약을 했다.

한 때 ‘스토브리그’의 드림즈 팀처럼 연봉 35퍼센트 감액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배경이 되는 드림즈 팀은 2020 시즌 팀 전체 연봉을 30퍼센트 감액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키움 히어로즈의 모 팀은 2008년 전체 연봉을 무려 35퍼센트나 깎아야 했다.

히어로즈 팀은 2007년 시즌을 끝으로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선수단을 이어 받았는데, 거액을 지원 해주는 모기업이 없어서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을 단행해야 했었다.

키움 증권은 지난해도 연봉계약이 순조롭지 못했다.

지난해는 키움증권과 5년간 500억 원을 받기로 계약을 한 첫해였지만, 연봉 계약은 ‘찬바람’이 불 정도로 냉랭했었다.

키움은 2018년 정규리그에서 4위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서 선전을 했지만 선수들의 연봉은 정규리그 성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이정후의 연봉이 109.1퍼센트나 오르면서 2억3000만원에 계약해 3년차 선수 연봉 신기록을 새웠고, 마운드에서 제몫을 해 준 최원태의 연봉이 80퍼센트 오른(2억7000만원)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봉이 동결(서건창, 김하성)되거나 오히려 깎이는 경우도 있었다.

스토브리그 패자는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김진성 선수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지에서 지난해 2억원 보다 4000만원이 깎인 1억6000만원에 사인을 한 다음날 보따리를 싸서 귀국을 했다. 운영부장과 감독과 상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프로야구 사상 스프링캠프에서 하루 만에 자신이 사인을 한 연봉에 대해 불만을 품고 귀국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진성의 항명은 지난해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인 3월에 ‘트레이드 요구’를 한 한화 이글스 이용규 선의 경우처럼 팀 분위기를 해치는 일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 외국 선수 3명은 모두 제몫을 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부진으로 (2018 시즌 3위)9위로 떨어졌다.

과연 김진성이라는 ‘항명바이러스’가 NC 다이노스 팀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

삼성 라이온즈 간판타자 구자욱 선수는 3000만원 때문에 아직 사인을 하지 않고 있다.

구자욱은 연봉동결(3억 원)을 원하고 있지만 구단은 지난해 타율이 처음으로 2할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감액요인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형평 때문에라도 감액(협상과정에서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었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자욱은 잘 할 때는 찔끔찔끔 올려주었고, 심지어 백지위임까지도 했었는데, 한해 부진했다고 10퍼센트나 깎는 것은 불합리 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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