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남미 기아나 꾸르 우주센터에서 천리안위성 2B호를 실은 아리안5ECA 발사체가 발사되고 있다. 천리안 2B호는 2018년 12월에 발사한 기상관측용 천리안위성 2A호의 쌍둥이 위성으로 불린다.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유발 물질과 각종 대기오염 물질을 주간 상시 관측한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뉴시안=조현선 기자]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해양·환경관측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가 18일 오후 7시18분(현지시간·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18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유럽의 우주개발기업 아리안스페이스 주력 우주발사체 ‘아리안5ECA’에 실린 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2B호는 발사 31분 뒤인 7시49분 발사체로부터 분리됐고, 다시 6분 뒤인 55분 호주 야사라가 관제소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발사 약 한 시간 뒤에는 태양전지판을 펼칠 예정이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첫 교신은 발사 성공을 판가름하는 첫 번째 관문”이라며 “첫 교신과 발사 1시간 뒤로 예상되는 태양전지판 전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위성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천리안2B호는 지구 주변을 가까울 때는 약 250km, 멀 때는 약 3만5800km 떨어진 채 긴 타원형 궤도로 돌고 있다. 약 2주 후에는 궤도를 수정해 3만6000km 상공을 도는 원형 궤도로 돌고, 한반도 상공인 동경 128.25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발사 약 3주 뒤부터 궤도상 운용시험에 들어간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해양탑재체는 이달 10월부터,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리한2B호는 지구에서 3만6000km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며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 관측 위성 천리안2A와 위성 본체는 같고, 임무를 위한 센서(탑재체)만 다른 쌍둥이 위성이다. 한반도와 그 주변 바다·대기를 24시간 관측하며 해양 환경 변화와 대기 오염물 농도를 10년간 집중 관측할 계획이다.

한국은 이번 천리안2B호 운용으로 세계 최초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천리안2B호는 한반도 상공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며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최근 환경문제의 주요 이슈중 하나인 월경성 오염물질 감시에도 활용된다. 

환경관측센서인 젬스(GEMS)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 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큰 환경 문제로 꼽히고 있는 미세먼지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기존 다른 위성들은 하루에 1~2번 신호를 받았지만, 천리안2B호가 운용되면 12시간을 계속 받을 수 있다”며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미세먼지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8일(현지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천리안위성 2B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고 있다. 천리안 2B호는 2018년 12월에 발사한 기상관측용 천리안위성 2A호의 쌍둥이 위성으로 불린다.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유발 물질과 각종 대기오염 물질을 주간 상시 관측한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0.02.19. photo@newsis.com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8일(현지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천리안위성 2B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고 있다. 천리안 2B호는 2018년 12월에 발사한 기상관측용 천리안위성 2A호의 쌍둥이 위성으로 불린다.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유발 물질과 각종 대기오염 물질을 주간 상시 관측한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해양관측센서는 더 강력해졌다. 여태까지는 지난 2010년 발사된 천리안1호를 이용해 적조나 갈조, 괭생이모자반 번성 등을 관측해 왔지만, 앞으로는 해빙과 해무, 기후변화 등 보다 많은 해양 환경 변화를 더 상세히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천리안2B호의 해양관측센서인 GOCI-2는 바다 위 250m 떨어진 두 점을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천리안1호에 비해 거리 해상도는 2배, 공간 해상도는 4배 개선된 수준이다. 덕분에 더 상세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던 1호에 비해 하루 10회로 관측 가능 횟수가 늘었고, 관측 가능한 데이터도 13개 종류에서 26개로 늘었다. 저염분수나 해양오염물의 이동 양상 등 해양 환경 정보를 동영상처럼 관측하고, 어장을 탐색하거나 양식환경을 모니터링하는 등 어장정보도 측정할 수 있다.

하루 한 번씩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도 있어 바다의 온도가 수 년에 걸쳐 천천히 오르는 엘니뇨나 라니냐 등 대양의 해양 환경을 연구하는 데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천리안2B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가 다부처 협력사업으로 2011년부터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총괄 주관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사, 프랑스 에어버스사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한국은 천리안2A호와 2B호를 개발하면서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확립했다. 위성구조체와 열제어부분품, 전력분배장치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했다. 비행 소프트웨어와 관측영상기하보정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독자 개발했다. 이렇게 확보된 정지궤도 국산화 플랫폼은 향후 공공 또는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항우연이 주도한 공공연구 결과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항우연이 개발한 플랫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도록 추진하겠다”라며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수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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