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했다.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극심한 불안심리로 수출에 이어 소비와 내수 마저 고꾸라져 자칫 경제가 회복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는 작금의 암울한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진단한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정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각 부처에 정책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상황인식을 가지고 엄중하게 대처하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는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대통령의 이같은 상황인식은 우리나라가 처한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가늠하게 한다. 게다가 현재의 경제 위기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 경제는 중국과 아주 밀접하게 맞물려있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경제가 쓰러지면 우리 경제 역시 큰 상처를 입는다.

실제로 중국과 연계되어 있는 우리 기업의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고, 우리 수출 비중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0.2%포인트 낮은 1.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5.8%에서 5.2%로 0.6%포인트 낮췄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경제활동에 불러온 충격이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생산과 관광 산업 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렇듯 현재 상황은 대기업,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 자영업자 할 것 없이 모든 영역에서 비상이다. 정부부처는 이들 경제주체들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과감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너무도 잘 알 고 있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대통령이 “과감한 조치들도 검토해달라”고 정부부처에 주문을 했을까. 대통령의 주문이 아니더라도 과감한 규제혁신을 통한 기업의 투자활성화 등을 비롯 대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 주체들이 비상시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무엇보다 정부부처는 대통령의 이번 ‘비상경제시국’ 선언이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의 공감을 얻는 혁신적인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만이 작금의 위기를 벗어나는 길이기 때문이다.